세계사의 시대를 구분할 때 널리 쓰이는 BC(Before Christ, 기독 이전)와 AD(Anno Domini, 주님의 해)는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준으로 역사를 나누는 전통적인 연대 표기법입니다. 그러나 일부 역사가들은 여러 가지 이유로 이러한 명칭의 사용을 거부하고 있습니다.
1. 유럽 중심주의
BC와 AD 체계는 기독교 종교 전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이 역사를 나누는 결정적 분기점이라고 전제합니다. 이는 기독교 역사를 특별 대우하여 서사의 중심에 놓는 결과를 낳고, 다른 문화권·종교·지역의 관점을 소외시킬 수 있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2. 부정확성
예수의 정확한 탄생일은 불확실하며 역사가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AD 1년이라는 전통적 기준은 525년 수도사 디오니시우스 엑시구스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을 근거로 계산해 제안한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적 증거에 따르면 예수는 AD 1년보다 몇 년 앞서거나 뒤에 태어났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3. 문화적 편향
BC와 AD 표기를 사용하면 세계사가 기독교 중심 사회의 사건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편견이 강화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다른 지역과 문화에서 이루어진 역사적 발전과 성취의 의미를 간과하거나 축소하는 경향으로 이어집니다.
4. 대안적 표기 체계
BC·AD 체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일부 역사가들은 대안적인 연대 표기를 제안합니다. 대표적으로 CE(Common Era, 공통 시대)와 BCE(Before the Common Era, 공통 시대 이전)는 특정 종교 전통을 언급하지 않는 세속적 용어로 보다 포용적입니다. 그 밖에도 히브리력에 따라 창세 이후의 연도를 뜻하는 AM(Anno Mundi)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됩니다.
5. 포용성 증진
BC와 AD 표기를 거부하는 것은 포용성을 높이고 다양한 문화와 문명의 역사적 경험을 인정하는 조치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보다 포괄적이고 편견 없는 세계사 이해가 가능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 있는 과제
다만 BC·AD 체계는 폭넓은 인지도와 익숙함 덕분에 여전히 많은 역사 서술과 학술 출판물에서 표준처럼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용어들을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독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으며, 방대한 기존 역사 문헌을 수정·개정하는 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