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처음 사용한 새로운 표현이나 유행어를 소개할 때, 우리는 종종 "~라는 문구를 만들었다(코인했다)"라고 말합니다. 영어로는 "coin the phrase" 또는 "coin a phrase"로 표현되는데, 이 단어는 대체 어디서 왔을까요?
동전 주조에서 시작된 은유
"coin the phrase"라는 표현은 문자 그대로 새로운 동전을 생산하는 행위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동전을 만든다는 것은 새로운 도안을 고안하고, 주형(조각)에 금속을 눌러 찍어 새로운 화폐를 탄생시키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여기서 착안한 'coining a phrase'는 새로운 표현이나 단어를 만들어 세상에 내놓고, 사람들이 널리 쓰도록 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은유적 표현이 되었습니다. 마치 조폐국이 새 동전을 발행하듯, 누군가가 새로운 말을 '발행'하는 셈이지요. 그래서 이 표현은 특정 문구를 처음 고안했거나 대중화시킨 사람에게 공을 돌릴 때 흔히 사용됩니다.
가장 오래된 기록: 새뮤얼 존슨의 『영어사전』
이 표현이 문자로 남긴 가장 이른 사례는 1755년 영국의 문호이자 학자인 새뮤얼 존슨(Samuel Johnson)이 출간한 『영어사전(A Dictionary of the English Language)』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존슨은 사전에서 'transpire'(증기처럼 배출되어 드러나다)라는 단어를 설명하면서 다음과 같이 언급했습니다.
"증기가 배출되어 나타난다는 의미에서 이 단어는 본래 라틴어에 속하는 것이 옳다. 그러나 그 실체 명사에 해당하는 'transparency'는 최근에야 만들어진(lately coined) 것이라, 나는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즉, 존슨 스스로 어떤 낱말이 "최근에 주조되었다(lately coined)"라고 표현함으로써, 새로 만들어진 단어를 지칭하는 데 '동전을 찍어낸다'는 은유를 활용한 것입니다. 이것이 'coin'이라는 말이 언어 창작의 영역으로 확장된 대표적인 초기 사례로 꼽힙니다.
오늘날의 의미와 흔한 오해
흥미롭게도 현대에는 "coin the phrase"가 다소 모호하게 사용되기도 합니다. 유명 인물이 어떤 말을 '널리 퍼뜨렸다'는 이유만으로 그 문구의 '발명자'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유행시킨 것과 처음 만든 것은 엄연히 다릅니다. 그래서 "그 문구를 정말 누가 코인했는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기도 하지요.
정리하면, 'coin'이라는 단어는 동전을 찍어내는 조폐 행위에서 출발하여, 시간이 지나며 새로운 말과 표현을 창조하고 보급하는 행위를 가리키는 언어학적 은유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다음에 누군가 "~라는 말을 만들었다"고 할 때, 그 이면에 숨겨진 조폐공장의 역사를 떠올려 보는 것도 재미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