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동전은 1792년 최초의 주화법(Coinage Act) 제정 이후 200여 년 동안 시대 상황과 경제적 여건에 따라 다양한 금속으로 만들어져 왔습니다. 금·은 같은 귀금속부터 구리, 니켈, 아연, 망간에 이르기까지, 각 금속에는 저마다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지금부터 미국 동전에 사용된 주요 금속들을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금 (Gold)
금은 1792년부터 1933년까지 미국 화폐에 사용되었습니다. 대표적인 금화로는 1달러짜리 이글(Eagle), 5달러짜리 하프 이글(Half Eagle), 그리고 10달러짜리 더블 이글(Double Eagle)이 있으며, 오늘날에는 수집가들 사이에서 매우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은 (Silver)
은 역시 1792년부터 1964년까지 미국 동전의 핵심 소재였습니다. 하프 달러(50센트), 쿼터(25센트), 다임(10센트) 등 주요 은화가 이 시기에 발행되었으며, 초기에는 하프 다임이라 불린 소형 은화도 유통되었습니다. 1965년 이후 은 가격 급등으로 일상 유통 동전에서 은이 빠지고 구리-니켈 합금 재질로 대체되었습니다.
구리 (Copper)
구리는 1793년부터 1982년까지 미국 동전에 가장 널리 쓰인 금속입니다. 1센트 페니와 2센트 주화가 대표적이며, 흥미로운 점은 현재의 5센트 '니켈' 동전도 실제로는 구리(75%)가 니켈(25%)보다 훨씬 많이 함유되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니켈 (Nickel)
니켈은 1866년부터 현재까지 사용되고 있는 금속으로, 5센트 동전의 이름 자체가 이 금속에서 유래했습니다. 내구성이 뛰어나고 은빛 광택이 오래 유지되기 때문에, 구리와의 합금 형태로 다양한 미국 동전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아연 (Zinc)
아연은 제2차 세계대전 중인 1942년부터 1945년까지 주목받았습니다. 전쟁으로 구리 수급이 크게 어려워지자, 미국 정부는 강철 심지에 아연을 도금한 '스틸 센트'를 발행해 구리를 절약했습니다. 또한 1982년 이후에는 아연 심지에 얇은 구리를 도금한 형태가 페니의 표준 재질이 되었습니다.
망간 (Manganese)
망간은 전시 및 현대 주화에서 특수한 용도로 사용된 금속입니다. 1942~1945년에 발행된 '워 니켈(War Nickel)'에는 은과 함께 망간이 첨가되었으며, 2000년부터 발행된 황금빛 1달러 동전(사카가웨아 달러, 대통령 달러 등)에도 망간 황동 재질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마무리
이처럼 미국 동전에 사용된 금속은 전쟁, 원자재 가격 변동, 기술 발전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 왔습니다. 오래된 동전 하나에도 이러한 역사가 고스란히 새겨져 있는 셈입니다. 손안의 작은 동전을 통해 미국 화폐의 금속 변천사를 느껴보는 것도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