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1년~21년: 초기 로마 제국과 세계를 바꾼 20년
서기 1년부터 21년까지는 고대 세계가 큰 변곡점을 지나던 시기였습니다. ‘로마의 평화(Pax Romana)’를 상징하던 아우구스투스의 긴 통치가 막을 내리고, 그의 양자 티베리우스가 제국의 무게중심을 이어 받았습니다. 로마가 라인강 너머의 정복에 좌절하는 동안, 먼 동양의 중국에서는 새로운 왕조가 들어서면서 동서양 모두 격동의 물결이 일었습니다.
아우구스투스 통치기의 마침표 (1년~14년)
- 4년: 티베리우스가 아우구스투스의 양자로 입적하며 공식적인 후계자로 지명됩니다.
- 6년: 판노니아와 달마티아 지방에서 3년간 지속된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 로마군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만큼 큰 위기가 닥칩니다.
- 8년: 시인 오비디우스가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흑해 연안의 토미(현 루마니아 콘스탄차 인근)로 추방됩니다.
- 9년: 토이토부르크 숲 전투에서 아르미니우스가 이끄는 게르만 부족 연합군이 바루스 휘하의 로마 3개 군단을 섬멸합니다. 이 참패로 로마는 엘베강 진출을 포기하고 라인강을 제국의 국경으로 삼게 됩니다.
- 10년: 중국에서 왕망이 한(漢) 왕조의 황제 자리를 찬탈하여 신(新) 왕조를 선포합니다.
- 14년: 8월 19일, 40여 년 가까이 제국을 다스린 아우구스투스가 76세의 나이로 누누스에서 별세합니다. 같은 해 티베리우스가 제2대 황제로 즉위하지만, 라인과 도나우 방면 군단에서 후계 문제를 둘러싼 반란이 벌어집니다.
티베리우스 시대의 여명 (14년~21년)
- 15~16년: 게르마니쿠스가 라인강을 넘어 게르만 원정에 나섭니다. 16년 이디스타비소 전투에서 아르미니우스를 격퇴하지만, 영구 정복에는 실패합니다.
- 17년: 소아시아(오늘날 터키)를 덮친 대지진으로 사르디스 등 십여 개 도시가 큰 피해를 입고, 로마가 재건 지원에 나섭니다. 같은 해 게르마니쿠스는 파르티아와 아르메니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방으로 파견됩니다.
- 19년: 동방 원정 중이던 게르마니쿠스가 안티오키아에서 의문의 죽음을 맞습니다. 그의 죽음은 독살 음모설과 함께 티베리우스 정치의 분수령으로 평가받습니다.
- 21년: 갈리아의 트레베리·아이두이 귀족인 율리우스 플로루스와 율리우스 사크로비르가 반란을 일으키지만 곧 진압됩니다. 한편 게르만의 영웅 아르미니우스도 친족들의 배신으로 목숨을 잃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처럼 서기 1년부터 21년까지의 20여 년은 화려한 평화의 이면에서 제국의 국경이 다시 그려지고, 권력 세대교체의 긴장이 형성되던 결정적 시기였습니다. 아우구스투스의 죽음과 티베리우스의 즉위를 잇는 이 연표는 로마 제국 초기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