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노스와 오사마 빈라덴, 회고록 속의 주장
미국 전직 해병대 중령이자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호회의(NSC) 요원으로 활동하며 이란-콘트라 사건의 중심 인물이 된 올리버 노스(Oliver North)는 1991년 출간된 자신의 회고록 『Under Fire: An American Story』에서 오사마 빈라덴(Osama bin Laden)과의 접점을 언급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노스는 이 책에서 빈라덴이 자신에게 100만 달러 규모의 보안 시스템 판매를 제안했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노스는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1985년과 1986년의 면담 주장
흥미롭게도 노스는 제안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1985년과 1986년 두 차례에 걸쳐 빈라덴을 직접 만났다고 주장했습니다. 회고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당시 다른 사안들, 특히 니카라과 좌파 산디니스타 정부에 맞서 싸우던 반군 세력인 '콘트라(Contras)'에 TOW 대전차 미사일을 판매하는 문제를 논의했다고 합니다.
주장의 진위를 둘러싼 논란
그러나 이러한 이야기는 사실 여부를 놓고 오랫동안 논란이 되어 왔습니다. 스노프스(Snopes) 등 팩트체크 기관들은 노스가 실제로 빈라덴을 만난 적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신뢰할 만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1987년 이란-콘트라 청문회에서 당시 상원의원이던 앨 고어(Al Gore)가 노스에게 테러리스트 아부 니달(Abu Nidal)과의 접촉 여부를 물었을 뿐, 빈라덴에 대한 질문은 제기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9·11 테러 이후 인터넷 체인메일을 통해 "노스가 1980년대에 이미 빈라덴의 위협을 경고했다"는 내용의 글이 퍼지면서 관련 소문이 더욱 확산되었고, 이 역시 검증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결국 노스의 회고록에 등장하는 빈라덴 관련 일화는 저자 본인의 주장으로 남아 있으며, 독립적인 문서나 증언으로 뒷받침되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이 내용은 확립된 사실이라기보다는 '노스가 책에서 이렇게 서술했다'는 수준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