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 시대 비단에 숨겨진 이슬람의 흔적
스웨덴 고분군에서 발굴된 바이킹 시대의 비단 직물에서 아랍어 서예가 발견되었습니다.

스웨덴 비르카(Birka) 지역 무덤에서 출토된 직조 리본 조각입니다. 그동안 전형적인 바이킹 시대 문양으로 여겨져 왔던 이 무늬가 사실은 쿠피(Kufic) 문자로 밝혀졌습니다.
"바이킹 시대 직물 조각들을 전시회* 준비 과정에서 검토하던 중, 그중 하나의 위사(緯絲)에서 쿠피 서예(아랍어 서예 중 가장 오래된 형식)와 특히 '알라'와 '알리'의 이름을 처음 발견했습니다!" 웁살라 대학교(스웨덴) 고고학·고대사학과의 고고학자 안니카 라르손(Annika Larsson)이 2017년 봄에 이룩한 발견이 최근 공개되며 학계의 큰 관심을 모았습니다.
그녀는 비단과 은실로 짜인 리본을 관찰하던 중, 기하학적 무늬가 사실은 중앙아시아 일부 능묘(陵墓) 모자이크에 새겨진 아랍 문자와 매우 유사하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습니다. 그녀는 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이는 바이킹 시대 무덤에 쓰인 비단을 공급했던 해당 지역과의 활발한 교역을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라르손은 수년간 바이킹 시대 직물 연구에 몰두해 왔습니다. 수백 점의 직물, 모직, 비단이 그녀의 확대경 아래를 거쳤습니다. '1000년 전후 바이킹 전사 복식의 변화'라는 논문을 완성한 후, 그녀는 2012년부터 스칸디나비아 중부와 동부에서 발굴된 배무덤(선박 무덤)을 시작으로 바이킹 시대 매장지에서 출토된 모든 직물 유물을 재검토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꾸란에는 낙원의 주민들이 비단 옷을 입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바이킹 시대 비단 직물에서 발견된 '알라'의 이름이 담긴 쿠피 서예 확대 사진. 사진 제공: Annika Larsson
특히 19세기 말 얄마르 스톨페(Hjalmar Stolpe)가 웁살라 인근 말라르달렌(Malardalen)과 감라(Gamla) 매장지에서 이룩한 다수의 발견은 그동안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스웨덴에서 직물 분야 전문가를 양성하기 시작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덕분에 그녀는 이들 바이킹 시대 무덤에 동방산 비단이 광범위하게 사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녀는 "꾸란에는 낙원의 주민들이 비단 의복을 입는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이 매장지에서 비단이 풍부하게 발견되는 이유를 설명해 줄 수 있다"며 "바이킹 시대의 장례 풍습은 이슬람과 사후 영원한 낙원에서의 삶이라는 개념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습니다. 바이킹 세계와 이슬람 간의 이러한 연결고리는 이미 전문가들에게 알려져 있었습니다. 2015년에는 스웨덴의 한 무덤에서 출토된 9세기 반지에 '일라일라흐(Il-la-lah, 알라를 위하여)'라는 문구가 정교하게 새겨져 있는 것이 발견된 바 있습니다.
* 바이킹 시대(793~1066): 오늘날의 덴마크, 노르웨이, 스웨덴 지역의 여러 사회를 포함합니다.
** 스웨덴 엔셰핑(Enköping) 박물관에서 열린 바이킹 시대 직물 전시회. 은색 문양으로 여겨졌던 전형적인 바이킹 시대 무늬가 사실은 쿠피 기하학 문자로 밝혀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