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무라사키 시키부: 세계 최초의 장편소설 『겐지 이야기』를 쓴 헤이안 궁정의 여인

무라사키 시키부(약 973년 ~ 약 1014년 또는 1025년)는 일본 헤이안 시대 중기의 작가이자 시인, 궁정 여인으로, 소설 『겐지 이야기』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다.

『겐지 이야기』의 탄생

무라사키 시키부: 세계 최초의 장편소설 『겐지 이야기』를 쓴 헤이안 궁정의 여인
무라사키 시키부의 본명은 오늘날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녀는 문학계에서 명성이 높았던 후지와라 씨족의 하급 귀족 집안에서 태어났다. 당시의 통념과 달리 어머니가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난 뒤에는 아버지 곁에서 자랐으며, 어린 시절에는 원래 남동생에게 주어지던 교육의 기회를 함께 누리며 한문, 문학, 서예, 일본 고전 시가(와카)를 익혔다.

998년, 무라사키는 아버지의 친구이자 궁정 관리였던 후지와라노 노부타카와 결혼했다. 남편은 그녀보다 나이가 많았다. 이듬해 딸을 낳았으나 행복은 오래가지 못해, 1001년 콜레라가 창궐하면서 남편 노부타카를 잃고 만다.

남편의 죽음 이후 깊은 외로움에 빠진 무라사키는 『겐지 이야기』 집필을 시작한다. 처음에는 지나가던 친구들에게 장(章) 단위로 손고본을 나누어 주었고, 그들이 다시 주변에 퍼뜨리면서 점차 문단의 주목을 받으며 문학적 명성을 쌓아 갔다. 오늘날 『겐지 이야기』는 세계 최초의 장편 심리 소설로 불리며 일본 문학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궁정의 여인으로서의 삶

바로 이러한 명성 덕분에 무라사키 시키부는 궁정 여인으로 들어가, 이치조 천황의 두 황후 가운데 한 사람인 쇼시(彰子)를 모시게 되었다. 그녀는 궁중 생활을 크게 즐기지는 않은 듯하지만, 그곳에서 『겐지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었다.

1011년 이치조 천황이 붕어하자 쇼시는 궁정에서 물러났고, 무라사키도 그곳을 따라 나갔다.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1014년 혹은 1025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전해진다.

무라사키 시키부는 일본 문학의 걸작으로 손꼽히는 『겐지 이야기』와 더불어 『무라사키 시키부 일기』, 그리고 128수의 와카 시집을 후세에 남겼다. 그녀의 작품은 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헤이안 궁정 문화를 이해하는 핵심 자료로 연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