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인물

세실리아 페인-가포슈킨(Cecilia Payne-Gaposchkin), 별의 비밀을 밝힌 선구적인 천문학자

세실리아 페인-가포슈킨(Cecilia Payne-Gaposchkin, 1900~1979)은 영국 출신의 미국 천문학자로, 별이 주로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밝혀낸 천문학자 중 한 명입니다. 또한 하버드 대학교 천문학과 최초의 여성 학과장이기도 했습니다.

운명을 바꾼 1919년 5월 29일의 일식

세실리아 헬레나 페인(Cecilia Helena Payne)은 1900년 5월 10일 잉글랜드 웬도버에서 태어났습니다. 화가였던 어머니 엠마 퍼츠(Emma Pertz)와 변호사이자 역사가였던 아버지 에드워드 존 페인(Edward John Payne) 사이에서 태어난 세 자녀 중 장녀였습니다. 아버지 에드워드는 그녀가 네 살 되던 해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엠마는 혼자 가족을 부양해야 했습니다.

세실리아는 세인트 폴스 걸스 스쿨(St Paul's Girls' School)에서 공부했습니다. 당시 어머니는 두 아들의 교육에 더 큰 기대를 걸었지만, 세실리아는 1919년 캠브리지 대학교 뉴넘 칼리지(Newnham College)에서 자연과학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갈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곳에서 식물학, 물리학, 화학을 공부하던 중, 아서 에딩턴(Arthur Eddington) 경이 1919년 5월 29일 기니만 일식 관측 원정에 대해 강연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이 강연은 그녀에게 큰 전환점이 되었고, 세실리아는 천문학 연구에 평생을 바치기로 결심합니다.

별의 구성 성분을 밝히다

세실리아 페인은 학업을 마쳤지만 학위를 받지 못했습니다. 당시 캠브리지 대학교는 여성에게 학위를 수여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영국에서의 진로가 제한적이라는 것을 깨달은 그녀는 하버드 대학교 천문대장 할로 섀플리(Harlow Shapley)를 만났고, 1923년 미국으로 건너가 그의 지도 아래 박사 과정에 들어가 별의 온도를 연구했습니다.

그녀의 연구는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별은 지구와 유사한 무거운 원소들을 포함하고 있지만, 그 본질은 압도적으로 수소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당시의 통념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내용이었습니다. 1924년 그녀는 이러한 내용을 담은 논문을 집필했고, 섀플리의 스승이기도 한 저명한 천문학자 헨리 노리스 러셀(Henry Norris Russell)에게 검토를 의뢰했습니다. 러셀은 이 결론을 확신하지 못했고, 그녀가 발견을 발표하지 않도록 만류했습니다. 그러나 러셀은 4년 후 마음을 바꿔 스스로 이 주제에 관한 논문을 발표하게 됩니다.

1925년 세실리아 페인은 '항성 대기'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이 논문은 오늘날까지 천문학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박사논문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이후 그녀는 고광도 항성, 은하수의 구조, 변광성 연구에 몰두했습니다. 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경력 발전에는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따랐습니다.

미국 예술 과학 아카데미 회원

1931년 세실리아 페인은 미국 시민권을 취득했습니다. 1933년에는 독일에서 러시아계 천체물리학자 세르게이 I. 가포슈킨(Sergei I. Gaposchkin)을 만났고, 그가 미국 입국 비자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두 사람은 1934년 3월 결혼하여 에드워드, 캐서린, 피터 세 자녀를 두었습니다.

결혼 후에도 세실리아는 연구와 강의를 멈추지 않았고 여러 영예를 안았습니다. 1936년에는 미국 철학회(American Philosophical Society) 회원이 되었고, 1943년에는 미국 예술 과학 아카데미(American Academy of Arts and Sciences) 회원으로 선출되었습니다. 1956년에는 하버드 대학교 최초의 여성 정교수가 되었고, 이후 천문학과 학과장으로 임명되며 하버드 최초의 여성 학과장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세실리아 페인-가포슈킨은 1979년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그녀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소행성 2039번 '페인-가포슈킨'이 그녀의 이름을 따 명명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