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퀴즈

연대기적 시간과 역사적 시간: 개념 이해를 위한 연습 문제와 해설

시간은 단순히 시계로 측정되는 연속된 흐름이 아니다. 인간이 세계를 인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방식에 따라 시간은 전혀 다른 양상을 띤다. 특히 연대기적 시간(chronological time), 즉 단순히 누적되는 시간과 역사적 시간(historical time), 즉 인간이 스스로 만들어가며 의미를 부여하는 시간의 구분은 철학과 역사학의 핵심 주제다. 아래 네 개의 문제를 통해 이 개념을 점검해 보자.

문제 1: 파스칼과 인간의 유한성

다음 글을 읽고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시오.

"인간은 갈대일 뿐이다. 자연에서 가장 약한 갈대이지만, 생각하는 갈대이다. 우주 전체가 무장하여 인간을 으깨려 들 필요는 없다. 한 줌의 증기, 한 방울의 물만으로도 인간을 죽일 수 있다. 그러나 설령 우주가 인간을 으깨더라도, 인간은 자신을 죽이는 그것보다 더 고귀하다. 인간은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며, 우주가 인간에게 지닌 우위를 우주 자신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블레즈 파스칼, 『팡세』 XI)

수학자이자 철학자인 파스칼은 이 글에서 인간이 자신의 죽음을 알기에 고귀하다고 말한다. '자신이 죽는다는 것을 안다'는 것은 인간의 시간성, 곧 역사적 시간의 관점에서 볼 때 무엇을 의미하는가?

  • a) 다른 모든 존재와 마찬가지로 단순히 동물적인 존재인 것
  • b) 우주가 그러하듯 죽음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 c) 지적인 존재라는 것은 곧 불멸의 존재라는 것
  • d) 자신의 유한성을 인식하는 것
  • e) 우주를 지배할 수 없다는 것

문제 2: 그리스·로마와 유대·기독교의 시간관

루마니아 출신 종교학자 미르체아 엘리아데를 비롯한 많은 학자들은 신화 및 종교 텍스트를 연구하며, 고전 그리스·로마 전통과 유대·기독교 전통이 인간의 시간을 바라보는 방식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음을 지적한다. 이 차이는 고전 문화와 유대·기독교 문화에서 각각 다음과 같은 개념이 우세하다는 데 있다.

  • a) 환생의 시간과 영원 회귀
  • b) 선형적 발전과 순환적 영원
  • c) 영원 회귀와 순환적 시간
  • d) 선형적 발전과 영원 회귀
  • e) 영원 회귀와 선형적 발전

문제 3: 나폴레옹과 "40세기"

1790년대 말 혁명전쟁 중 이집트에 있던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팔을 뻗어 기자 계곡의 피라미드를 가리키며 병사들에게 이렇게 외쳤다. "보라, 군인들이여, 40세기가 너희를 지켜보고 있다!" 한편 고대 이집트 속담에는 "인간은 시간을 두려워하지만, 시간은 피라미드를 두려워한다"라는 말이 전해진다. 이를 고려할 때 올바른 설명은?

  • a) 나폴레옹의 말은 이집트 기술자들의 뛰어난 재능을 가리킨 것이다.
  • b) 나폴레옹의 말은 피라미드의 물질적 견고함이 아니라, 피라미드가 상징하는 수많은 인간 세대를 가리킨 것이다.
  • c) 나폴레옹의 말은 프랑스인들이 기자 계곡을 두려워했음을 강조한 것이다.
  • d) 나폴레옹의 말은 쿠푸 왕의 피라미드 천문대를 가리킨 것이다.
  • e) 나폴레옹의 말에는 어떠한 역사적 의미도 담겨 있지 않다.

문제 4: 19세기와 역사적 필연성

다음 글을 읽고 올바른 선택지를 고르시오.

"19세기에는 더 이상 타도해야 할 대상이 왕들의 전제 권력이 아니었다. 사건의 행보를 규정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전지전능한 실체, 곧 역사적 필연성의 힘이 그것이었다. 인간 이성의 영광스러운 힘을 내세웠던 계몽주의의 인본주의적 사상과 달리, 헤겔 철학이 예고한 것은 새로운 절대자였다. 왕의 자의적 권력에서 역사 법칙의 불가항력적 칙령으로 — 새로운 예언자들은 신비로운 신성을 해석하고 예언하는 진정한 사제처럼, 이 내재적이고 불가역적인 과정을 해석하고자 했다." (조제 오스왈두 드 메이라 페나, 『혁명의 정신: 명예혁명에서 자유주의 혁명까지』, 캄피나스: See Editorial, 2016, 161쪽)

19세기를 특징짓는 주요 사건들을 고려할 때, 메이라 페나가 언급한 '타도해야 할 역사적 필연성의 힘'은 어떤 시간관과 관련되는가?

  • a) 귀족적·성직자적 특권의 해체를 설파했던 절대왕정 시대 국왕들의 시간관
  • b) 고대 그리스·로마 문명에서 우세했으며 19세기에 되살아난 고전적 시간관
  • c) 프랑스 혁명과 함께 탄생하여 19세기에 확산된 혁명적 시간관
  • d) 성직자들이 최후의 심판과 시간의 종말, 인간과 영원의 재통합을 기다리던 중세의 시간관
  • e) 인도 문화에서 유래하여 19세기 유럽 지식인들에게 계승된 순환적 시간관

정답 및 해설

문제 1 — 정답: D

파스칼에 따르면 자신이 죽을 존재임을 아는 것이야말로 온 우주보다 더 고귀한 것이다. 이는 역사적 시간이 무엇인지에 관해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깊은 통찰을 확인해 준다. 역사적 존재라는 것은 곧 자신의 유한성, 즉 자신의 죽음을 인식하는 존재라는 뜻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인간은 문화를 창조한다. 다른 동물들(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모르는 존재들)과 달리, 인간은 유한한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상징 체계를 발전시켜야 했고, 지금도 그래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 2 — 정답: E

그리스·로마의 시간관은 영원 회귀, 즉 순환적 시간관이다. 시간은 진보적으로 나아가 인간 운명의 지상에서의 완전한 실현이라는 궁극적 종착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었다. 인간은 삶에서든 죽음 이후에서든 끊임없이 새로운 형태로 되돌아오는 시간의 소용돌이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반면 유대·기독교 전통에서 시간은 선형적 발전이다. 시작(창세)이 있으며, 궁극적 종말(최후의 심판, 영광의 왕국)이 올 것이다. 시간은 불멸의 영혼이 영원과 접촉하기 위해 거치는 지상의 통과 형식일 뿐이다.

문제 3 — 정답: B

나폴레옹은 단순히 자연적 연대기적 시간을 강조하기 위해 '40세기'를 언급한 것이 아니다. 그는 병사들에게, 그 땅에서 싸우는 동안 피라미드가 상징하는 40세기의 인류 전통이 프랑스군이 이집트에서 이룩하고 있는 역사적 위업을 지켜보고 있으며 그 증인이 되고 있음을 일깨워준 것이다. 여기서 '40세기'는 물리적 견고함이 아니라 축적된 인간의 역사 그 자체를 의미한다.

문제 4 — 정답: C

메이라 페나의 글은 프랑스 혁명, 특히 로베스피에르 같은 자코뱅파가 내세운 '혁명을 통한 역사적 시간의 가속화'에서 비롯된 역사적 시간관을 지칭한다. 역사는 인간이 만들어갈 수 있으며 미래는 능동적으로 건설될 수 있다는 이 시간관이야말로 19세기와 20세기 전반부의 정치 이데올로기를 지배한 사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