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9년부터 1893년까지 미국 제23대 대통령으로 재임한 벤저민 해리슨(Benjamin Harrison). 흥미롭게도 그를 둘러싼 시기의 전임·후임 대통령들에게는 한 가지 눈에 띄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국가 최고 직책에 있는 동안 수염을 기르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수염으로 기억된 대통령들
에이브러햄 링컨(Abraham Lincoln)의 턱수염, 율리시스 S. 그랜트(Ulysses S. Grant)의 풍성한 구레나룻, 체스터 A. 아서(Chester A. Arthur)와 그로버 클리블랜드(Grover Cleveland)의 콧수염까지, 이 시기 대통령들은 저마다 개성 있는 수염 스타일로 국민들에게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었습니다. 19세기 후반 미국 정치권에서 수염은 단순한 외모의 문제를 넘어 권위와 카리스마를 상징하는 요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해리슨은 어떤 위치였을까?
반면 벤저민 해리슨 자신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그 또한 풍성한 턱수염을 기른 채 백악관에 들어섰으며, 1841년 마틴 반 뷰런(Martin Van Buren) 시대부터 1909년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William Howard Taft)의 취임까지 이어진 약 70년의 세월 속에서 수염과 함께 기억되는 대표적인 대통령 중 한 명입니다. 실제로 해리슨은 오늘날까지 '풀비어드(full beard)'를 기른 마지막 미국 대통령으로 기록되어 있어, 그의 수염은 대통령사에서도 독보적인 의미를 지닙니다.
이처럼 19세기 말부터 20세기 초까지 이어진 '수염의 시대'는 미국 대통령 역사에서 다시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풍경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