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레닌그라드 포위전, 900일의 지옥

1941년 9월, 독일 국방군이 레닌그라드 성문 앞에 섰습니다. 세계로부터 고립된 도시는 29개월간의 생존 투쟁을 맞이하게 됩니다. 약 100만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습니다.

겨울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포위된 레닌그라드에는 모든 것이 절실히 부족했습니다. 독일군의 폭탄과 포탄이 하늘에서 쏟아졌지만, 폭격으로 죽은 사람은 전체 희생자의 2퍼센트 미만에 불과했습니다. 나머지 대부분은 굶주림과 질병으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레닌그라드 포위전은 근현대사에서 가장 참혹하고 긴 포위전 중 하나로 기록됩니다.

역사학자 알렉시스 페리(Alexis Peri)는 도시에 갇힌 시민들의 눈을 통해 이 비극을 조명합니다. 그녀는 붕괴해가는 세상 속에서 벌어진 처절한 생존 투쟁의 기록을 담았습니다.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남긴 125권의 미공개 일기를 통해, 끔찍한 시기를 견뎌낸 사람들에게 일기 쓰기가 어떻게 생존의 도구이자 자신의 인간성을 지키는 유일한 증표가 되었는지 보여줍니다. 흥미롭게도 레닌그라드 당국 역시 이 장엄한 전투를 후세에 기리기 위해 일기 작성을 장려했습니다.

레닌그라드 포위전, 900일의 지옥

포위된 도시 시민들의 눈으로 본 레닌그라드 포위전의 공포는 알렉시스 페리의 저서 『레닌그라드, 포위된 도시의 일기』(2019)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일기의 저자들은 히틀러뿐 아니라 스탈린의 희생자이기도 했습니다. 도시가 겪은 비참한 현실은 크렘린에겐 결코 드러내고 싶지 않은 진실이었기 때문입니다. 1944년 봉쇄가 해제된 후, 크렘린 관료들은 고통을 생생히 묘사한 출판물을 검열했고, 수백 명의 레닌그라드 전쟁 지도자들을 체포했습니다. 많은 이들이 행방불명되었고, 이제는 저자들에게조차 위험해진 일기들은 집 구석에 숨겨지거나 기록 보관소 깊숙이 보관된 채 오랫동안 잊혀졌습니다.

알렉시스 페리는 제2차 세계대전 최악의 비극 중 하나였던 레닌그라드 포위전에 새로운 빛을 비추며, 잊혀진 시민들의 목소리를 되살려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