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시대의 풍요로운 왕릉
라이덴 대학교(Leiden University) 고고학 연구팀이 네덜란드 오스(Oss) 남쪽에 위치한 거대 고분 아래에서 선사시대 군주의 무덤을 조사하던 중 수백 점에 달하는 작은 청동 유물을 발굴했습니다. 이 무덤은 네덜란드에서 가장 큰 고분 중 하나 아래에 자리하고 있으며, 약 2,600년 전 철기 초기에 젊은 군주가 화려한 의식과 함께 안장된 곳입니다. 이 일대는 후기 선사시대에 조성된 독특하고 광범위한 의례 경관(ritual landscape)으로, 당시 장례 문화를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습니다. 발굴 성과는 11월 5일 목요일 오스의 얀 쾨넨 박물관(Museum Jan Cunen)에서 공개됩니다.
범죄 현장 수사(CSI) 방식의 정밀 조사
이번 발견이 특별한 이유는 유물 자체만이 아니라 조사 방식에도 있습니다. 연구팀은 현장에서 직접 발굴하는 대신 무덤 전체를 블록 단위로 잘라 들어올려 실험실로 옮긴 뒤, 라이덴 대학교 고고학자들과 복원 전문업체 레스토라(Restaura)의 복원사들이 함께 분석했습니다. X선 촬영 검사를 통해 통상적인 방법으로는 거의 회수가 불가능했을 아주 작고 취약한 청동 유물 무려 525점이 확인되었습니다. 현재 이 유물들은 하나씩 세척·보존 처리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철기 초기 선사시대 장례의 세부 모습을 매우 드문 정밀도로 재구성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2,600년 전의 장례 의식
당시 사람들은 먼저 경관의 높은 지점에 있는 식생을 제거한 뒤 참나무로 커다란 장송대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말뚝을 세워 좁은 행렬 길을 표시했습니다. 안장된 이는 25세에서 40세 사이의 젊은 남성으로, 청동과 주석으로 화려하게 장식된 마필용 굴레와 함께 장송대 위에서 화장되었습니다. 화장이 끝난 후 그의 후손들은 행렬 길을 정돈하고, 장송대 잔해와 마구를 신중하게 쌓아 올린 헤더 흙 덩어리로 덮었습니다. 유해는 항아리에 담아 흙 덩어리 사이에 안치되었으며, 최종적으로 이 장소는 지름 약 40m, 높이 최소 1.5m의 원형 봉분으로 변모했습니다.
거대한 의례 경관 속 왕릉들
이 고분은 광활한 의례 경관의 일부로,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오스의 왕자 무덤'도 같은 경관에 포함됩니다. 왕자 무덤의 군주는 1933년에 발굴되었으며, 네덜란드 최대 규모의 고분 아래에 안장되어 있었습니다. 연구진은 2004년에 조사된 또 다른 고분 아래에도 세 번째 군주가 잠들어 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흥미롭게도 이 무덤의 군주는 극도로 간소한 장례 의식으로 안장된 것으로 보입니다. 철기 초기 왕릉 여러 기가 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것은 네덜란드에서 유례를 찾기 어려운 사례이며, 고분들 사이에 수십 미터 길이로 늘어선 말뚝 열 역시 그 용도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일곱 언덕' 제벤베르헌
이번 화제의 발견은 A50 고속도로 오스-팔그라벤(Oss-Paalgraven) 분기점 인근, 전통적으로 '제벤베르헌(Zevenbergen, 일곱 언덕)'이라 불리는 지역에서 이루어졌습니다. 고속도로 사이에 끼어 있던 고분들은 조사가 끝난 후 원형대로 복원되었으며, 가까운 시일 내에 이 독특한 선사시대 경관이 일반 방문객에게 개방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