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공룡은 1억 6500만 년을 버텼는데, 인류도 그만큼 오래 존재할 수 있을까?

케닌스링크(Kennislink) 편집팀에는 독자들의 다양한 질문이 자주 접수됩니다. 그중 아서 얀센(Arthur Jansen)이라는 독자는 이런 질문을 던졌습니다. "공룡은 1억 6500만 년이나 존재했는데, 인류도 그만큼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물론 미래를 단정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어느 정도 확신을 가지고 말할 수 있는 절대적인 한계는 있습니다. 바로 약 50억 년입니다. 계산에 따르면 그 무렵 태양이 폭발하면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가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만약 인류가 이 시간을 온전히 채운다면 공룡보다 더 오래 존재한 셈이 되지만, 현실적으로 그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인류가 멸망할 수 있는 경로는 생각보다 많기 때문입니다. 지금부터 몇 가지 시나리오를 살펴보겠습니다.

핵전쟁

폭넓은 지식과 현대적인 기술이 인류의 생존을 도울 수 있다는 논리는 반대로도 작용합니다. 바로 이러한 지식 덕분에 인간은 핵무기를 개발할 수 있었고, 이는 곧 우리 스스로 존재를 끝낼 수 있는 수단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기술 발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국가들조차 핵무기를 장비할 수 있게 되었고, 머지않아 테러 조직까지 이런 무기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상상도 결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다행히 지구 전체를 초토화하려면 어마어마한 수의 원자폭탄이 터져야 합니다. 즉, 제3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야만 가능한 시나리오인데, 설령 그런 일이 벌어진다 해도 실제로 실행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거의 모든 국가가 선제공격 시 핵겨울(nuclear winter)로 수십억 명이 목숨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각국 정부는 핵공격의 결과를 끊임없이 연구하고 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류가 이 방식으로 종언을 맞이할 현실적인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합니다.

전염병

인류의 종말을 부를 수 있는 또 다른 가능성은 우리가 대응책을 갖지 못한 전 세계적 전염병의 창궐입니다. 과학이 워낙 발달한 탓에 이런 방식으로 인류가 완전히 소멸할 확률은 크지 않지만, 가능성 자체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중세 유럽을 휩쓸던 흑사병(페스트)을 떠올려 보면 쉽습니다. 당시 유럽인 3분의 1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새로운 전염병이 언제 창궐할지 그 확률을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역사상 어떤 전염병도 인류 전체를 몰살시키지는 못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살아남을 것입니다.

운석 충돌

운석 충돌은 공룡에게 종말의 종을 울린 사건이었고, 필자 생각에도 인류가 멸망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시나리오입니다. 운석 충돌의 확률을 정확히 계산하기는 어렵지만, 충돌 시 지구와 그 위의 생명체에 입힐 피해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앞선 재난들에서는 인류가 상당수 희생되더라도 생존할 가능성이 꽤 있습니다. 하지만 대형 운석이 충돌하면 모든 것이 순식간에 끝날 수 있습니다. 다행히 기술이 도움이 될 여지는 있습니다. 우주 기관들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우주 물체들을 지속적으로 관측·추적하고 있으며, 미래에는 운석을 미리 감지해 무력화하는 것도 가능할지 모릅니다.

지금까지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이 요인들(혹은 그 밖의 어떤 계기)이 언제 인류를 파괴할지 계산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확실한 사실 하나는, 모든 종이 공룡처럼 오래 존재하지는 않는다는 점입니다. 공룡이 그토록 오래 살아남았던 이유는 당시 기준으로 대부분의 다른 동물들보다 상대적으로 강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공룡'이라는 개념 자체가 매우 포괄적이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공룡이 통틀어 약 1억 6500만 년 동안 존재했다는 것은 특정 공룡 종이 그 기간 내내 살아남았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우리 호모 사피엔스(Homo sapiens)의 역사는 20만 년도 되지 않습니다. 불과 1만 년 전에야 조상들이 농사를 시작했으니, 인류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짧습니다. 그러니 앞으로도 한동안은 함께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