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역사 속 실존 인물, 로잘리 라몰리에르
위 사진은 토니 로베르-플뢰리(Tony Robert-Fleury)의 그림 「처형 당일 아침의 마리 앙투아네트」이다. 오른쪽에 그려진 소녀는 화가가 상상으로 그려낸 로잘리 라몰리에르다.
로잘리 라몰리에르(Rosalie Lamorlière)라는 이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낯설 것이다. 다만 어린 시절 일본 애니메이션 『베르사유의 장미(레이디 오스카)』를 단 한 편도 놓치지 않고 본 사람이라면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 작품은 로맨스적 요소를 가미하면서도 루이 15세 통치 말기부터 프랑스 혁명 발발까지의 격동의 시기를 생생하게 그려냈다.
로잘리는 이 인기 애니메이션의 주요 등장인물 중 하나다. 착하고 다정하며 너그러운 성품의 그녀는 파리 빈민가에서 자랐고, 오스카와 친구가 된 후 자신이 귀족 출신임을 알게 되며, 결국 자코뱅파 언론인과 결혼한다.
물론 이 캐릭터 자체는 허구지만, 실존했던 한 여성에게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그리고 애니메이션에서처럼 그녀는 실제로 마리 앙투아네트의 마지막 하녀였다. 즉, 단두대에 오르기 전, 전(前) 프랑스 왕비가 콩시르제리(Conciergerie)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시절 끝까지 그 곁을 지켜준 사람이었다.

『베르사유의 장미』 속 로잘리
이 여성에 관해 전해지는 전기 정보는 매우 드문드문하다. '실존했던' 로잘리 라몰리에르(1768~1848)는 구두장이의 딸로 확인되며, 여섯 명의 형제자매가 있었고, 친부가 밝혀지지 않은 딸 하나를 두었다.
1848년 2월 2일 파리에서 세상을 떠날 때까지 그녀는 마리 앙투아네트의 맏딸 마리 테레즈 샤를로트(Marie Thérèse Charlotte)로부터 연금을 받으며 생활했다. 흥미롭게도 공주는 끝내 그녀와 직접 만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로잘리에 대해 남아 있는 몇 안 되는 기록에 따르면, 그녀는 유명한 수감자에게 각별한 정성과 보살핌을 베풀었다. 직접 음식을 준비해주고 옷을 깔끔하게 정돈하며 옷을 입는 것까지 도왔고, 무엇보다 처형을 앞둔 왕비를 항상 여러 방면으로 위로하며 힘이 되어주려 노력했다고 한다.
안타깝게도 라몰리에르의 유일한 초상화는 유실되어 그녀의 외모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바가 없다. 19세기 화가 토니 로베르-플뢰리는 「처형 당일 아침의 마리 앙투아네트」라는 작품 속에 그녀를 젊고 아름답으며 소박하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상상하여 붓으로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