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취가 없던 시대, 중세의 수술
오늘날 우리는 수술대에 오르기 전 마취라는 당연한 과정을 거칩니다. 하지만 중세에는 근대적인 의미의 마취제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그 시대 사람들은 어떻게 극심한 통증을 견디며 수술을 받았을까요?
당시 외과 의사들이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사용한 유일한 처방전은 바로 해면(스폰지)이었습니다. 물론 아무 해면이나 사용한 것은 아니었죠.
'수면 해면', 스폰지아 솜니페라
중세 의사들의 필수 도구였던 이것은 바로 "스폰지아 솜니페라(Spongia Somnifera)", 즉 '잠을 오게 하는 해면'이었습니다. 이름 그대로 환자를 잠재워 통증을 완화하는 특별히 가공된 의료 도구였습니다.
만드는 방법: 독성 약초의 조합
바닷속에서 채취한 천연 해면은 먼저 햇볕에 말립니다. 그다음 구리 용기에 담고, 다음과 같은 강력한 성분들을 함께 넣어 몇 시간 동안 끓였습니다.
- 아편(opium)
- 독미나리과 식물인 흑종란(헨베인)
- 덜 익은 검은 블랙베리 즙
- 덤불 열매
- 담쟁이덩굴
- 방울꽃(벨라도나) 잎
- 상추와 양귀비
이 강렬한 성분들의 혼합물이 해면에 거의 완전히 스밀 때까지 끓인 후, 다시 한 달가량 햇볕에 건조시켰습니다.
사용 방법
수술 직전 또는 필요할 때마다 이 해면을 따뜻한 물에 데워 되살린 뒤, 환자의 콧구멍 가까이에 가져갔습니다. 해면에 배어 있는 진정 성분들이 코로 흡수되면서, 비록 온화한 수준이지만 환자가 수술 중 느끼는 통증을 완화하고 조금이라도 더 견딜 수 있게 도왔던 것입니다.
현대 의학의 눈으로 보면 위험하고 원시적인 방법이지만, 마취 기술이 없던 시대에 통증을 달래려 했던 중세 의사들의 지혜와 노력이 엿보이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