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이와(令和)".
현대적이고 세련된 시대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지 않나요?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발음하기 어렵다는 의견, '헤이세이'가 더 좋았다는 의견, '레이와'가 차갑게 느껴진다는 의견 등 호감도가 낮은 반응도 있는 듯합니다.
'레이와'는 라행(ラ行) 소리로, 옛말에는 없던 발음이었습니다. 그래서 과거 연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현대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일지도 모릅니다.
어쨌든 새로운 것은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새 연호 '레이와'의 의미와 유래, 그리고 다른 다섯 가지 후보를 알고 나면 '레이와'의 멋을 더 깊이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레이와'는 일본 최고(最古)의 가집 '만엽집'에서 유래!

만엽집이란?
7세기 후반부터 8세기까지 약 130년에 걸쳐, 천황·귀족·하급 관리는 물론 농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이 지은 4,500수가 넘는 와카(和歌)를 엮은 가집입니다.
만엽집은 전부 한자로 기록되어 있으며, 헤이안 시대 말기에 편찬되었습니다. 반면 '고킨와카슈(古今和歌集)'에는 히라가나가 사용되었습니다.
만엽집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만엽(萬葉), 즉 수많은 노래의 잎을 모았다'는 뜻입니다. 정말 세련된 명명이죠.
'레이와'의 출전 구절은?
만엽집은 20권으로 분류되는데, 그중 '권5 매화가(梅花歌) 32수' 서문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初春令月、氣淑風和、梅披鏡前之粉、蘭薰珮後之香"
"초춘의 영월(令月)에 이르러 기운은 맑고 바람은 부드러우니, 매화는 거울 앞의 분백을 펼치고, 난초는 패물 뒤의 향기를 내뿜노라."
"무슨 일을 하기에도 좋은 달에, 바깥 공기는 상쾌하고 바람은 부드럽습니다. 매화는 흰 분을 바른 여인처럼 거울 앞에 하얗게 피었고, 난초는 옷을 꾸미는 향처럼 그윽하게 풍깁니다."
730년, 약 30명이 모인 '매화의 연회'에서 지어진 32수의 노래 앞에 붙은 서문입니다.
일본 고전에서 출전한 연호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지금까지는 중국 고전, 즉 한문으로 쓰인 책에서 출전해 왔습니다.
하지만 만엽집보다 200년 앞선 중국 시가집 '문선(文選)'에 비슷한 구절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于時初春令月、氣淑風和"(오시 초춘 영월, 기숙풍화)
중국에 뿌리를 둔 것일까요? 애초에 연호 제도 자체가 중국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레이와'의 글자에 대하여
'령(令)'과 '화(和)'라는 글자가 연호에 함께 쓰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화'자는 쇼와 시대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낡은 것과 새로움의 조화를 느끼게 하는 단어입니다.
'레이와'를 포함해 일본에서 사용된 연호의 수는 232개입니다. 남북조 시대의 북조를 포함하면 248개에 이릅니다.
그중 라행으로 시작하는 연호는 715년의 '영귀(霊亀)', 1238년의 '력인(暦仁)', 1338년의 '력응(暦応)', 그리고 '레이와'까지 단 네 개뿐입니다.
이 때문에 매우 새롭고 참신하다는 평가가 많은 것 같습니다.
'레이와' 외의 다섯 가지 후보!

훌륭한 것을 널리 펼친다는 '영홍(英弘)'
일본 고전 '일본서기(日本書紀)'에서 출전했습니다.
'훌륭하고 아름답다'는 의미의 '영(英)'자와 '널리 펼친다'는 '홍(弘)'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홍'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물이 많아 오히려 혼란스러울 것 같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넓게 발전하여 결실을 맺는다는 '홍지(廣至)'
일본서기와 중국 고전 '시경(詩經)'에서 출전했습니다.
'넓히고 발전시킨다'는 뜻의 '광(廣)'자와 '끝에 이른다'는 '지(至)'자로 구성됩니다.
힘써 태평성대를 이룩한다는 '만화(萬和)'
6세기경 중국 시가집 '문선(文選)'에서 출전했습니다.
'모든 것'을 뜻하는 '만(萬)'자와 '평화롭고, 가라앉으며, 다투지 않는다'는 '화(和)'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로 지키고 돕는다는 '만보(萬保)'
역시 중국 고전에서 출전했습니다.
이 또한 '모든 것'을 뜻하는 '만(萬)'자와 '계속 붙들어 지키고 돕는다'는 의미의 '보(保)'자로 구성됩니다.
현상을 바꾸고자 하는 '구화(久化)'
마지막 후보였던 이것 역시 중국 고전에서 출전했습니다.
'오랜 시간'을 뜻하는 '구(久)'자와 '변화시키고, 가르치고 이끈다'는 의미의 '화(化)'자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리
새 연호는 '레이와'로 결정되었지만, '차갑다', '명령하는 느낌이다' 같은 호감도가 낮은 의견도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현대적이고 매우 듣기 편안한 단어라고 느껴집니다.
후보 목록에 있던 다른 다섯 단어들의 의미도 훌륭하지만, 다소 새로움이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새로운 것은 익숙해질 때까지는 조금 어색한 법입니다. 시간이 지나면 모두가 납득하게 될 것입니다.
'레이와'.
정말 세련된 연호 아닌가요? 저는 첫눈에 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