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역사

[겐지 이야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6살 딸 오히메, 어린 혼약에 얽힌 슬픈 비극

[겐지 이야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6살 딸 오히메, 어린 혼약에 얽힌 슬픈 비극

"헤이케에 속하지 않는 자는 사람이 아니다" — 다이라씨(平氏)의 전성기였던 시대였습니다.

이에 불만을 품은 일본 각지의 겐지(源氏)들이 잇달아 거병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미나모토노 요리토모(源頼朝)와 기소 요시나카(木曽義仲), 두 사람입니다.

사촌 형제인 이들은 각자의 힘으로 다이라씨를 토벌하고자 했습니다.

그러던 중 두 세력 간 무력 충돌 직전에 합의가 이루어졌는데, 그 내용은 요시나카의 장남으로 열한 살인 요시타카(義高)를 요리토모의 장녀로 여섯 살뿐인 오히메(大姫)의 사위로 맞이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겐페이 전쟁이 시작되려던 시절, 전란의 소용돌이 속에 휘말린 두 어린이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아버지들의 거병!

[겐지 이야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6살 딸 오히메, 어린 혼약에 얽힌 슬픈 비극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거병

요리토모는 미나모토노 요시토모(源義朝)의 삼남으로 태어나 가문의 후계자로서 성장했습니다.

그러나 13세 때 다이라씨에게 패배한 '헤이지의 난'으로 겐지는 몰락했고, 요리토모는 이즈국으로 유배되어 20년의 유배 생활을 강요당하게 됩니다.

1178년, 이즈의 호족 호조 도키마사(北条時政)의 장녀 마사코(政子) 사이에서 장녀 오히메가 태어났습니다.

1180년, 고시라카와 법황의 황자인 모치히토 왕(以仁王)이 다이라씨 토벌을 명하는 영지(令旨)를 내리자 요리토모도 거병합니다.

기소 요시나카의 거병

요시나카는 요시토모의 동생인 미나모토노 요시카타(源義賢)의 차남으로 태어났습니다.

1155년, 두 살 무렵 요시토모의 장남 미나모토노 요시히라(源義平, 요리토모의 형)가 무사시국 히키(현재의 사이타마현)의 오쿠라칸을 공격하면서 요시나카의 아버지는 15세의 요시히라에게 패해 살해당합니다.

한편 두 살이었던 요시나카는 무사히 시나노국(현재의 나가노현)으로 피신할 수 있었습니다.

1180년, 요시나카 역시 모치히토 왕의 명을 받아 시나노국에서 거병합니다.

요리토모와 요시나카의 관계는?

[겐지 이야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6살 딸 오히메, 어린 혼약에 얽힌 슬픈 비극

요시토모·요시카타 형제의 또 다른 동생인 미나모토노 요시히로(源義広)와 미나모토노 유키이에(源行家)도 각자의 힘으로 거병했지만, 이후 요리토모와 대립하다 패배하여 요시나카 진영으로 넘어갑니다.

이로 인해 요리토모와 요시나카 사이에 균열이 생겼고, 상황은 충돌 직전까지 치닫게 됩니다.

요리토모는 자신의 혈통こそ 겐지의 주군임을 끊임없이 내세웠고, 같은 겐지라 할지라도 용서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합니다.

훗날 다이라씨 추격에 공을 세운 동생들인 미나모토노 노리요리(源範頼)와 미나모토노 요시츠네(源義経)를 숙청한 행위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두 사람의 대립 속에서, 요시나카의 장남 요시타카가 가마쿠라로 인질로 보내지며 잠정적인 화평이 이루어집니다.

그러나 다시 대립하는 아버지들의 뒤편에서, 두 어린이는 비극적 운명을 걷게 됩니다.

열한 살과 여섯 살의 혼약!

[겐지 이야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6살 딸 오히메, 어린 혼약에 얽힌 슬픈 비극

요시나카와 요시타카의 죽음

1183년, 가마쿠라로 보내진 요시타카는 요리토모의 장녀 오히메의 사위로 맞이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설령 인질이라 해도 함부로 손을 쓸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두 어린이가 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화목하고 평온하게 지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 한편, 아버지 요시나카는 다이라 군을 연파하며 드디어 교토에 입성합니다.

그러나 황위 계승 문제에 무모하게 개입한 것, 기근으로 쇠약해진 교토의 치안 회복 지연, 고시라카와 법황과의 대립 등으로 그의 입장은 위태로워집니다.

그리고 이듬해인 1184년, 요리토모의 동생 요시츠네 형제가 이끄는 가마쿠라 군에 패배하여 최후를 맞이합니다.

아버지의 죽음은 인질로서 가마쿠라에 있던 요시타카의 처지를 크게 악화시킵니다.

부모나 형제가 어린 시절에 살해되던 시대였고, 요리토모 본인도 어린 시절 아버지와 형을 다이라씨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입니다.

오히메는 요시타카가 살해될 것을 알고는 몰래 가마쿠라에서 탈출시키려 합니다.

요시타카와 같은 나이의 측근이 대신 남아 있고, 요시타카는 여장을 하고 도망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발각되자 분노한 요리토모는 추격자를 보냈고, 요시타카는 5일 후 붙잡혀 살해당합니다. 나이 열두 살이었습니다.

병들어 눕게 된 큰 아가씨

[겐지 이야기] 미나모토노 요리토모의 6살 딸 오히메, 어린 혼약에 얽힌 슬픈 비극

오히메는 요시타카의 죽음을 알고 곡하며 앓아눕게 됩니다.

어머니 마사코도 분노하여 요리토모에게 항의했고, 요리토모는 요시타카를 살해한 가신의 죄를 폭로하고 파면시킵니다. 명령받은 대로 했을 뿐인데 말입니다.

오히메의 요시타카에 대한 마음은 십여 년이 지난 후에도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요리토모와 마사코는 열일곱 살이 된 오히메에게 교토의 귀족 이치조 가문과의 혼사를 권했지만,

"그럴 바에는야 차라리 목숨을 던지겠다"며 거절했습니다.

더 나아가 고토바 천황의 비로 입내(入内)하는 일까지 계획되었습니다.

그러나 요리토모의 뜻과 달리 오히메의 병은 끝내 회복되지 않았고, 스무 살의 젊은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