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사

싱하사리 왕국 – 인도네시아 자와섬의 역사적인 고대 왕국

싱하사리 왕국의 성립

싱하사리(Singhasari)는 13세기 전반기, 카디리(Kadiri) 왕국의 쇠퇴 이후 인도네시아 자와섬 동부에서 일어난 왕국입니다. 수도는 오늘날 말랑(Malang) 부근에 위치해 있었으며, 이곳은 자와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이룬 왕조의 중심지였습니다.

싱하사리의 초대 국왕인 겐 앙록(Ken Angrok)은 1222년 카디리의 왕 케르타자야(Kertajaya)를 격파하며 새로운 왕조의 기반을 다졌습니다. 그의 등극은 농민 출신에서 왕이 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자와 민담과 전설 속 영웅 서사로도 널리 회자됩니다.

싱하사리 왕국 – 인도네시아 자와섬의 역사적인 고대 왕국

케르타나가라의 통치와 몽골 제국과의 충돌

싱하사리의 마지막 왕인 케르타나가라(Kertanagara, 재위 1268~1292)는 동부 자와를 일시적으로 통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적극적인 팽창 정책을 추진하여 발리 석권과 수마트라·말레이반도 방면으로의 원정을 통해 해상 세력을 확장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케르타나가라 통치 말기, 몽골 제국의 대칸이자 중국(원나라)의 황제인 쿠빌라이 칸이 조공을 요구하는 사절단을 싱하사리에 파견합니다. 케르타나가라는 이 요구를 거부했을 뿐만 아니라 쿠빌라이의 사절을 모욕하기까지 하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카디리의 지배자 자야캇왕(Jayakatwang)이 반란을 일으켜 케르타나가라를 살해하면서, 싱하사리의 통치는 막을 내리게 됩니다. 이후 케르타나가라의 사위 라덴 위자야(Raden Wijaya)가 몽골군을 격퇴하고 마자파힛(Majapahit) 왕국을 건국하며 자와 역사의 무대는 새로운 왕조로 넘어갑니다.

힌두-자와 예술의 걸작과 종교적 융합

싱하사리 시대에 세워진 사원들은 힌두-자와(Hindu-Javanese) 예술의 훌륭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신가사리 찬디(Candi Singosari)와 자고 찬디(Candi Jago) 등은 당시의 건축·조각 기법을 잘 보여주는 유산입니다.

이 사원들은 인도에서 전래된 힌두 건축 양식이 점차 자와 특유의 형태로 변모해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동시에 힌두교와 불교가 점차 융합되어 가던 종교적 경향 또한 반영하고 있는데, 이러한 융합은 케르타나가라가 추구한 시바-불다(Shiva-Buddha) 숭배에서 그 정점에 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