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4년 가을, 제8기갑사단 제28전투연대 제8중대의 유일한 23세 독일군 상병 프란츠 베버(Franz Weber)는 카르파티아 산맥에서 한 개 전투분대의 지휘를 맡게 되었다.
40명이 된 중대, 반드시 점령해야 할 고지
그의 부대는 로드나 고개(Rodna Pass)에 배치되어, 이 일대를 내려다보는 1387고지를 점령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소련군은 그곳에 이미 광범위한 참호망을 구축한 상태였는데, 기존 참호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남겨진 것을 증강한 것이었다. 이전 전투에서 막대한 손실을 입은 제8중대의 정원은 불과 40명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고지를 확보해야만 했다. 1387고지를 장악한 소련군은 이 지역 전체, 그중에서도 후방에서 전선으로 향하는 보급로까지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치명적인 화망 아래, 조용히 기어오르다
독일군은 거의 엄폐물이 없는 개활지를 가로질러 공격을 개시했고, 이내 소련군의 박격포와 중기관총의 집중 화망에 직면했다. 베버는 부하들에게 각자 엄폐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몸을 숨기라고 명령했다. 베버 분대는 제8중대 전체 전선에서 최좌익을 담당하는 위치였다.
그러나 베버는 이러한 맹렬한 화망 속에서도 부하들을 이끌고 앞으로 기어나갔다. 분대는 소련군 참호에서 불과 40미터 떨어진 곳, 소련군이 아직 손대지 않은 1차 대전 시절의 구 진지를 발견했다.
문제는 독일군 진지와 소련군 참호 사이에 펼쳐진 지형이었다. 이 구간에는 오직 곡사화기만 닿을 수 있는 오목한 사각지대가 있었다.
수류탄 한 줌으로 적 참호를 무너뜨리다
베버는 즉시 이 지형을 역이용하기로 결심했다. 분대의 기관총이 사격을 개시해 소련군이 참호 안으로 움츠러들자, 그는 여러 발의 수류탄을 챙겨 최대한 적진 가까이 다가설 때까지 몸을 낮춰 기어들어갔다.
베버가 수류탄을 투척했지만, 소련군 병사 한 명이 재빨리 그것을 참호 밖으로 되던졌다. 더 이상 자신이 발각되지 않으리라 여기던 순간, 소련군 기관총이 그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베버는 즉시 부하들에게 적 기관총을 집중 사격하라고 명령했다. 부하들의 화망이 적 기관총을 묶어두자, 이제 방해받지 않게 된 베버는 소련군 참호 안으로 수류탄을 잇달아 투척해 참호를 사수하던 병력을 사살하거나 부상 입혔다.
단신 돌격, 그리고 고지 점령의 결정타
직후 베버는 기관단총을 들고 몸을 일으켜 돌격했다. 저항하려는 적을 하나씩 제압하는 동시에, 부하들에게 전진하여 적 참호를 점령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정작 그가 속한 중대는 아직 제자리에 머물러 있었다. 베버는 중대장과 협의한 뒤 수류탄을 다시 넉넉히 챙기고, 분대를 이끌고 적의 저항선을 측면으로 우회했다. 그렇게 그가 열어준 길을 따라, 독일군은 아무런 저항 없이 1387고지를 점령할 수 있었다. 베버는 이 전공으로 훈장을 수여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