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르도노스 제도(Vordonosi)는 이스탄불 아시아 지역 말테페(Maltepe) 해안에서 약 700m 떨어진 마르마라 해에 위치한 두 개의 작은 섬입니다. 한때 프린스 아일랜드 군도의 일부였으나, 서기 1010년 발생한 지진으로 바다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그러나 해저에는 서기 858년부터 886년 사이에 설립된 비잔틴 수도원을 비롯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고고학 유적지가 잠들어 있습니다. 이 수도원은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 포티우스 1세가 추방되어 머물렀던 곳이기도 합니다.
포티우스는 생애 내내 비잔틴 제국에서 가장 중요한 문필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며, 총대주교로 임명되기 전에는 제국 총리국에서 근무하던 외교관이었습니다. 놀랍게도 사제 서품을 받지 않은 상태였음에도 858년 단 6일 만에 모든 사제직을 거쳐 주교로 서품된 뒤 총대주교에 올랐습니다. 게다가 이 논란이 된 임명은 훗날 콘스탄티노플 교회와 로마 교회가 갈라서게 되는 역사적 분열의 씨앗이 되었다고 평가받습니다.
지진 당시 수도원에는 승려들이 여전히 거주하며 활동 중이었던 것으로 보이며, 그들 또한 섬과 함께 물속에 잠겼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런 배경 탓에 오스만 제국 시대에는 이곳이 '물에 잠긴 수도원 바위'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수도원의 존재는 1936년 역사학자 세마비 에이체(Semavi Eyice)에 의해 처음 학계에 알려졌습니다. 그럼에도 해양 식물이 유적을 완전히 덮어버리는 바람에 육안 관찰은 매우 어려운 실정이었습니다.
두 섬이 물속으로 사라진 지 약 1000년이 지난 지금, 터키 3개 대학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이 섬들을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10월에는 다이버들이 수도원 일대 전역에 대한 촬영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이번 조사의 핵심 목표는 과거 이스탄불 대지진의 상황과 영향을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동시에, 이곳을 관광객에게 개방하는 이스탄불 최초의 수중 고고학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소중한 고고학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기 위해 해당 섬들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