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사하라에 새겨진 1만 년의 기적, 세계 최대 동물 암각화 '다부스의 기린'

니제르 북동부, 자도(Djado) 고원 일대는 1906년 유럽인 탐험대가 처음 발길을 디딘 약 20,000㎢의 광활한 지역으로, 약 1,000년 전에 세워진 요새 도시들의 웅장한 유적이 남아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라운 보물은 인근 테네레(Ténéré) 사막에 숨겨져 있습니다. 바로 선사시대 암각화 중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다부스의 기린'으로, 고고학자들은 그 연대를 기원전 9,000년에서 5,000년 사이로 추정합니다.

오늘날 자도 고원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땅이 되었지만, 이 지역이 아직 사막이 아니었던 시절부터 최소 60,000년 동안 인간이 거주해 왔다는 증거가 남아 있습니다. 실제로 고원 중앙부는 오늘날에도 사하라 한가운데 위치한 일종의 '초목의 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인근에서는 총 828개의 선사시대 암각화가 발견되었는데, 그중 704개는 동물 형상, 61개는 인간 형상이며, 나머지 159개는 아직 정체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사하라에 새겨진 1만 년의 기적, 세계 최대 동물 암각화  다부스의 기린

이 암각화들은 기원전 2000년경 이 땅이 사막으로 변하기 전 서식했던 고대 동물군을 생생하게 증언합니다. 소, 기린, 타조, 영양, 사자, 코뿔소, 낙타 등 다양한 동물이 등장하는데, 안타깝게도 이들은 자도 시가 번영을 시작할 무렵에는 이미 이 지역에서 사라진 뒤였습니다.

다부스의 기린은 1987년 크리스티앙 뒤피(Christian Dupuy)가 에어(Aïr) 산맥 기슭의 가파른 바위 돌출부에서 처음 발견했습니다. 그러나 이 발견이 세상에 알려진 것은 10년 후인 1997년, 데이비드 콜슨(David Coulson)의 사진 탐사대가 이를 문서화하면서부터였습니다. 그래서 콜슨이 발견자로 언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당시 저명한 고고학자 장 클로트(Jean Clottes)는 이 이미지에 주목했고, 압도적인 크기와 표현의 아름다움, 그리고 정교한 제작 기법에서 그 중요성을 즉시 깨달았습니다. 제작에는 스케일링(박리), 표면 매끄럽게 다듬기, 깊은 윤곽 에칭이 복합적으로 사용되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암각화는 지면에서 15m 높이의 처마 돌출부 아래에 위치해 있어, 지상에서는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습니다.

사하라에 새겨진 1만 년의 기적, 세계 최대 동물 암각화  다부스의 기린

두 마리의 기린은 거의 실제 크기에 가까운 약 6m 높이로 조각되어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가장 큰 동물 암각화로 기록됩니다. 발견 장소는 '다부스의 바위'로 불립니다. 한 마리는 수컷, 다른 한 마리는 더 작은 암컷으로, 세부 묘사와 신체 비율 모두 놀라울 정도로 완성도가 뛰어납니다. 연대는 약 11,000년 전에서 7,000년 전 사이로 추정됩니다.

그렇다면 이 거대한 작품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1만 년 전에는 금속 사용이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청동기 시대까지는 수천 년의 세월이 더 필요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암각화를 남긴 장인들이 사막 모래에 풍부하게 매장된 석화된 나무 끌로 암석에 홈을 파낸 뒤, 표면을 갈아내 마무리했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금속 도구 없이 감당하기 어려운 작업을 해내기까지 필요했던 어려움과 시간을 생각하면, 이 암각화가 지닌 역사적·예술적 가치는 더욱 빛납니다.

사하라에 새겨진 1만 년의 기적, 세계 최대 동물 암각화  다부스의 기린

2000년, 다부스의 기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소멸 위기 기념물 목록'에 등재되었습니다. 외딴 위치와 험난한 접근성에도 불구하고 자연적인 풍화는 뚜렷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발자국, 낙서, 조각 편 도난 등 인간에 의한 훼손도 자발적이든 아니든 잇따르고 있습니다. 현재는 브래드쇼 재단(Bradshaw Foundation)이 이 소중한 인류 유산의 보호를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