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에티오피아 사카로 소도 거석 석비, 추정보다 1,000년 더 오래된 '서기 1세기' 유적으로 확인

아프리카 고고학 저널(Journal of African Archaeology)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에티오피아 남부에 세워진 최대 높이 6미터의 고대 석조 기둥이 과학자들의 기존 추정보다 무려 1,000년 더 오래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워싱턴 주립대학교(WSU) 연구팀은 첨단 방사성탄소 연대측정법을 활용해 에티오피아 게데오(Gedeo) 지역 사카로 소도(Sakaro Sodo) 고고학 유적지의 석비가 서기 1세기 어느 시점에 세워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게데오 지역 곳곳에 흩어진 1만 개 이상의 단일석 석비 연대를 측정하려는 이전 시도는 1990년대 프랑스 과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졌습니다. 당시 연구진은 게데오 북부 투토 펠라(Tuto Fela) 기념물의 건설 연대를 서기 1100년경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에티오피아 사카로 소도 거석 석비, 추정보다 1,000년 더 오래된  서기 1세기  유적으로 확인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사카로 소도를 비롯한 게데오 지역의 고고학 유적지는 아프리카에서 가장 많은 수와 가장 높은 밀도를 자랑하는 거석 석비 기념물 군집입니다. 입석의 크기와 기능, 경관 속 배치 역시 극도로 다양합니다.

많은 석주가 쓰러지거나 장식 없이 남아 있지만, 일부는 오늘날에도 정교하게 조각된 얼굴과 의인화 디자인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단일석들이 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연구가 덜 진행된 고고학 유적지 중 하나입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바꿔 보고 싶었습니다."라고 연구 주저자이자 전직 WSU 박사 연구원으로 현재 노스다코타주 역사학회에서 근무 중인 아셰나피 제나(Ashenafi Zena)는 말했습니다.

에티오피아 사카로 소도 거석 석비, 추정보다 1,000년 더 오래된  서기 1세기  유적으로 확인

에티오피아 출신인 제나는 2013년 WSU 인류학 교수이자 박사 과정 지도교수인 앤드류 더프(Andrew Duff)와 함께 해당 지역을 방문한 뒤 이 석비 연구에 매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이렇게 작은 지역에 이렇게 많은 기념물이 있다는 사실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상당수가 땅에 쓰러지고 부서진 모습을 보며, 저는 남부 에티오피아 동굴 유적지 조사 대신 이곳에 논문 연구를 집중하기로 했습니다."라고 제나는 회상했습니다.

연구진은 첫 번째 석주의 건설 연대를 약 1,000년 앞당겨 확인한 것 외에도, 고대 건축가들이 석주를 세우는 데 필요한 원석을 어디서 조달했는지 밝혀냈습니다. 또한 처음으로 게데오 석비 유적지에서 출토된 흑요석 유물의 가장 오래된 산지를 특정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놀랍게도 연구팀이 확인한 흑요석 대부분은 약 300km 떨어진 케냐 북부에서 온 것이었습니다. 이는 사카로 소도 사람들이 교환 또는 교역을 통해 흑요석 원료의 대부분을 확보했음을 보여줍니다.

에티오피아 사카로 소도 거석 석비, 추정보다 1,000년 더 오래된  서기 1세기  유적으로 확인

첫 번째 천년기 말에 에티오피아 남부 사카로 소도 지역에 거주했던 목축민 및 농경민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지만, 제나와 더프가 확인한 거석 기념물의 새로운 건설 연대는 가축이 이 지역에 도래하고 보다 복잡한 사회·경제 체제가 시작된 시기와 일치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 연구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이 지역 초기 주민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그들의 문화적·사회적 관습이 무엇이었는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시할 잠재력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더프는 말했습니다.

이 지역의 기존 고고학적·민족지적 자료와 거석 비석 전통에 비추어 볼 때, 사카로 소도를 포함한 에티오피아에서 가장 오래된 비석 유적지는 두 가지 목적을 위해 세워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의 권력 승계를 기념하거나, 공동체의 성과를 기리기 위해서입니다.

"에티오피아 비석이 지닌 다양한 기능은 정말 매력적입니다. 게데오 북부 투토 펠라에서 가장 늦게 세워진 비석은 매장지로 사용되었다는 점이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사카로 소도의 석주들이 선형으로 배열된 패턴을 보면, 세대 간 리더십 계승을 표시하는 이정표였을 가능성을 짚어볼 수 있습니다."라고 더프는 설명했습니다.

연구진은 정치적 상황에도 불구하고 조속한 재개를 희망하는 후속 프로젝트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중 하나는 아디스아바바 대학교 연구자들과 함께 해당 지역의 다른 석비 유적지에 대한 추가 고고학 조사를 수행하는 것이며, 또 다른 하나는 더프와 현직 WSU 박사 과정 학생 아디살렘 멜레세(Addisalem Melesse)가 에티오피아 고고학 및 문화유산 관리 당국과 협력해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이 프로젝트는 석비 유적지의 효과적인 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지역 개발과 관광 창출로 이어질 에티오피아 유산 보존 방안을 모색합니다.

"이 돌들의 기능과 세워진 과정을 더 깊이 이해하는 것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라고 더프는 말했습니다. "이는 곧 국가 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관광 수입 창출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