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바스코 다 가마(Vasco da Gama)의 두 번째 인도 원정에 동원된 포르투갈 선박 한 척이 오만 연안에서 침몰한 채로 발견되었습니다.
2016년에는 이 배가 소드레(Sodré) 형제가 지휘하던 함대 소속 선박 중 하나로 최종 확인되었으며, 이 난파선이 대발견의 시대 유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기록된 경위는 이미 앞서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이 배에서 회수된 유물에 대한 분석 결과가 또 한 번의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먼저, 발견 당시 이미 제작 연도가 1498년으로 판명된 이 선박의 종은 현재까지 알려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선박 종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마도 더욱 흥미로운 것은 항해용 아스트롤라베 조각일 것입니다. 제작 시기가 1496년부터 1501년 사이로 추정되는 이 유물 역시 같은 종류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단, 항해용 아스트롤라베를 일반적인 아스트롤라베와 혼동해서는 안 됩니다. 두 도구는 형태와 용도가 다소 달라, 항해용은 일종의 경사 측정기에 가깝습니다. 참고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아스트롤라베는 페르시아 천문학자 나스툴루스(Nastulus)가 927년에 제작한 것으로, 쿠웨이트 국립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발견이 특별히 주목받는 이유는, 항해용 아스트롤라베가 고고학 기록에서 극히 드문 유물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확인된 것은 단 104점에 불과합니다.

항해용 아스트롤라베가 처음 문헌에 기록된 시기는 1481년으로, 포르투갈의 서아프리카 연안 탐사 때 사용된 것이 그 시작입니다. 이후 15세기 후반의 모든 주요 탐험 항해에서 공통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또한 이 유물에는 포르투갈 왕실 문장이 새겨져 있어, 출처가 명확하게 확인되는 유일한 항해용 아스트롤라베이기도 합니다.
직경 175밀리미터, 무게 344그램에 달하는 이 원반은 고전적인 평면형 아스트롤라베에서 1517년 무렵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개방형 바퀴 아스트롤라베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제작된 도구입니다.

워릭 대학교와 텍사스 A&M 대학교의 전문가들이 정밀 분석을 진행한 결과, 육안으로는 식별할 수 없는 상태에서 원반을 따라 균일한 간격으로 배열된 18개의 눈금 표식이 확인되었고, 이를 통해 해당 유물이 항해용 아스트롤라베임이 입증되었습니다.
참고로 이전까지 공식적으로 인정된 가장 오래된 선박의 종은 1509년에 건조되어 1545년 침몰한 메리 로즈(Mary Rose)호의 종이었으며, 가장 오래된 항해용 아스트롤라베는 1533년 나미비아 연안에서 침몰한 또 다른 포르투갈 선박인 봄 지저스(Bom Jesus)호에서 출토된 것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