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알프스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수천 년 묵은 보물들

전 지구적 온난화가 초래한 파괴적인 결과를 기뻐하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자들은 이것이 수천 년 전 산악 지대의 삶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서 커다란 공백을 메울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빙하가 녹으면서 오랫동안 묻혀 있던 보물들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알프스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수천 년 묵은 보물들

스위스 베른주 고고학국의 복원·보존 전문가 요한나 클루글(Johanna Kluegl)이 2020년 10월 6일, 베른 알프스 해발 2,756m 지점에서 발견된 신석기 시대 엮은 바구니를 살펴보고 있습니다.

함께 읽기: 노르웨이 중부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얼음 지대가 녹으면서, 청동기 시대 순록 사냥꾼부터 바이킹 시대에 이르기까지 보존돼 온 수많은 유적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탐사대는 알프스 빙하의 가파른 경사면을 힘겹게 오르던 끝에 찾던 것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수정 광맥입니다. 이 장면은 약 9,500년 전의 일이며, 중석기 시대 사람들은 이 귀한 수정으로 도구를 만들었습니다. 고고학자들은 이처럼 추론을 이어갑니다. 알프스 빙하가 녹으면서 때로는 거의 1만 년 가까이 시간의 풍화로부터 유물을 감싸 보호해 온 얼음에서 유물들이 풀려났고, 덕분에 이 극한의 현장을 비롯한 여러 유적을 발굴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연구자들은 지구 온난화의 파괴적인 영향을 반기지는 않지만, 수천 년 전 산악 생활에 대한 이해의 커다란 공백을 채울 "기회"가 생겼다는 점은 인정합니다. 스위스 동부 우리주 브루니피름(Brunifirm) 빙하 인근 해발 2,800m 중석기 시대 유적 조사를 이끈 마르셀 코르넬리센(Marcel Cornelissen)이 AFP에 밝힌 설명입니다.

알프스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수천 년 묵은 보물들

2020년 10월 8일 스위스 시온에서 고고학자 피에르-이브 니코(Pierre-Yves Nicod)가 들고 있는, 발레주 빙하에서 발견된 17세기 펜던트. 사진: AFP - Fabrice COFFRINI

수천 년간 사람들이 오가던 산악 지대

1990년대까지 선사시대 인류는 고산 지대에 거의 발을 들이지 않았다는 것이 통설이었습니다. 1991년 오스트리아에서 발견된 5,300년 된 사냥꾼 '외치(Ötzi)'의 완벽하게 보존된 시신은 예외적인 사례로 여겨졌습니다. 그러나 때로는 극적인 발견들이 정반대의 사실을 보여줬습니다. 알프스는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이 오가며 활용한 공간이었던 것입니다. 우리주 소속 고고학자 크리스티안 아우프 데어 마우어(Christian auf der Maur)는 "이제 사람들이 수정과 다른 원료를 찾아 최대 3,000m 고도까지 산을 올랐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라고 설명합니다.

알프스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수천 년 묵은 보물들

2020년 10월 6일 스위스 베른에서 촬영된, 베른 알프스 슈니데요흐(Schnidejoch) 고개 해발 2,756m에서 발견된 신석기 시대 엮은 바구니. 사진: AFP - Fabrice COFFRINI

기원전 3000년경 제작된 자작나무 껍질 화살통이 베른 알프스 슈니데요흐 고개 해발 2,700m를 넘는 지점에서 발견되면서 이 유적의 풍부함이 확인됐습니다. 이후 같은 사냥꾼의 것으로 보이는 가죽 바지와 신발이 약 6,500년 된 수백 점의 유물들과 함께 발굴됐습니다. 얼음이 유물을 그대로 간직해 줬기 때문에 "평범한 발굴에서는 좀처럼 찾을 수 없는 것들을 만나게 되니 무척 흥미진진하다"고 고고학자 레굴라 구블러(Regula Gubler)는 기뻐합니다. 실제로 지난 9월 그녀는 아마도 6천 년 전 것으로 추정되는 매듭지은 라피아(야자 섬유)를 발견했는데, 이는 작년에 나온 같은 재질의 깨지기 쉬운 엮은 바구니와 닮은 모습입니다.

알프스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수천 년 묵은 보물들

2020년 10월 6일 베른주 고고학국에서 촬영된, 베른 알프스 슈니데요흐 고개 해발 2,700m를 넘는 지점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사람의 신발. 사진: AFP - Fabrice COFFRINI

'고고학적 비상사태'

기후 변화는 이런 유물의 발견에는 축복이지만, 한번 대기에 노출된 유물이 급속히 훼손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마르셀 코르넬리센은 "빙하의 후퇴와 얼음 지대의 융해는 이미 너무 멀리 진행됐다. 또 다른 외치를 발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안타까워합니다. 이런 비상 상황 속에서 고고학자들은 등산객과 산악인들의 도움으로 구할 수 있는 것을 구해내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알프스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수천 년 묵은 보물들

2020년 10월 8일 스위스 시온에서 고고학자 피에르-이브 니코가 들고 있는, 1999년 스위스 발레주 아롤라 빙하에서 발견된 철기 시대 조각상. 사진: AFP - Fabrice COFFRINI

때로는 많은 시간과 운이 필요하다고, 2년 전 빙하 고고학 전시를 기획한 고고학자 피에르-이브 니코는 말합니다. 그는 두 명의 이탈리아 등산객이 1999년 해발 3,100m 아롤라(Arolla) 빙하에서 나무 조각상을 우연히 발견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주워 와 세척된 이 높이 약 1m의 조각상은 결국 그들의 거실 벽에 걸렸습니다.

알프스 빙하가 녹으며 드러난 수천 년 묵은 보물들

2020년 10월 8일 스위스 시온에서 고고학자 피에르-이브 니코가 들고 있는, 발레주 빙하에서 발견된 17세기 신발. 사진: AFP - Fabrice COFFRINI

사실 이 조각상은 "철기 시대 켈트 유물"로, 2,000년이 넘었지만 그 용도는 오늘날까지도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피에르-이브 니코에게는 "이런 유물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인식을 심어주는 일"이 시급합니다. "이것은 고고학적 비상사태다"라고 그는 강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