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인도 파타남서 출토된 로마 인장 반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인장과 흡사…전설의 항구 무지리스 입증되나

인도 케랄라주 북부 파라부르(North Paravur) 인근 파타남(Pattanam) 발굴 현장에서 최근 확인된 성과는, 이곳이 고대 로마·페르시아·그리스 세계를 잇던 교역의 요충지이자 전설적인 항구 도시 '무지리스(Muziris)'일 가능성을 한층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무지리스는 고대 문헌에 여러 차례 등장하지만, 정확한 위치는 지금까지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학제간 고고학 연구기관인 PAMA 연구소는 인도 고고학조사국(Archaeological Survey of India)의 공식 허가를 받아 2020년 3월부터 5월까지 파타남 내 4개 사유지에 걸쳐 5개 탐구창(트렌치) 발굴을 진행했습니다. 다만 케랄라 역사연구위원회(KCHR) 소유 부지에 대한 발굴은 계획대로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인도 파타남서 출토된 로마 인장 반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인장과 흡사…전설의 항구 무지리스 입증되나

PAMA 연구소 PJ 체리안(PJ Cherian) 소장은 이번 발굴 성과가 대부분 도자기 파편으로 구성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인도산 도자기 다수와 더불어 지중해·홍해·아라비아해·벵골만·남중국해 유역에서 제작된 도자기가 상당량 출토된 것입니다. 그는 이러한 결과가 파타남이 전설적 항구 무지리스의 일부였다는 가설을 강화한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번 발굴에서 가장 주목받는 유물은 신화 속 상상의 동물이자 마법과 예언의 힘을 지닌 존재로 여겨지는 '스핑크스'를 정교하게 조각한 마노제 인장 반지입니다.

고대 로마 미술 전문가 줄리아 로코(Giulia Rocco) 박사는 이 인장이 옥타비아누스가 '아우구스투스' 칭호를 받기 전 사용했던 인장과 유사하다고 감정했습니다. 로코 박사에 따르면 보석 문양의 정확성과 뛰어난 조각 기법은 서기 1세기에서 2세기 사이 제작된 것임을 시사합니다. 해당 유물은 아직 탄소연대측정을 거치지 않았지만, 과거 9차례 발굴에서 과학적으로 분석된 지층에서 출토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인도 파타남서 출토된 로마 인장 반지,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인장과 흡사…전설의 항구 무지리스 입증되나

또 하나의 의미 있는 발견은 스핑크스가 회수된 탐구창에서 나온 소형 조각상의 그레코로만식 인물 머리입니다. PAMA 연구진은 이것이 지금까지 파타남에서 발굴된 66개 탐구창 가운데 처음 확인된 인간 형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현재까지 조사된 면적은 파타남 고고학 유적지 전체 45헥타르의 1%에도 미치지 못합니다.

"과거에도 수많은 물적 증거가 나온 중요한 유적지입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곳을 고대 항구 무지리스와 동일시하는 데 의문을 제기해 왔습니다." 고고학자이자 푸네 데칸대학교 명예교수인 K. 파다야(K. Paddayya) 교수가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