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고대 세계 최장 426km 콘스탄티노플 수로, 700년간 물 공급을 지킨 유지관리 시스템의 비밀

수로(aqueduct)는 로마 제국 건축 기술의 가장 인상적인 사례 중 하나입니다. 오늘날에도 수로는 건축과 운용의 미적·실용적·기술적 측면에서 새로운 통찰을 끊임없이 제공하고 있습니다. 독일 마인츠 요하네스 구텐베르크 대학교(JGU) 연구진은 고대 세계에서 가장 긴 수로인 콘스탄티노플 수로(총 길이 426km)를 조사해, 당시 수로가 어떻게 유지·관리되었는지에 대한 획기적인 단서를 확보했습니다.

로마 제국은 시민을 위한 인프라 구축에 강한 의지를 지닌 채 여러 면에서 시대를 앞서갔습니다. 건축학적으로 뛰어난 신전·극장·원형경기장은 물론, 촘촘한 도로망, 웅장한 항구와 광산까지 그 범위에 포함됩니다.

"그러나 로마 제국의 가장 혁신적인 기술 성과는 물 관리, 특히 도시·목욕탕·광산에 물을 공급하는 장거리 수로에 있었습니다." 마인츠 대학 지질학 연구팀의 귈 슈르멜리힌디(Gül Sürmelihindi) 박사는 말했습니다.

고대 세계 최장 426km 콘스탄티노플 수로, 700년간 물 공급을 지킨 유지관리 시스템의 비밀

수로 자체는 로마의 발명품은 아니었지만, 로마의 손을 거치며 장거리 수로로 발전해 역사상 가장 위대한 제국 전역으로 확산되었습니다.

로마 제국의 거의 모든 도시에는 신선한 물이 충분히 공급되었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늘날보다 더 많은 양이 공급되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수로는 프랑스 남부의 퐁 뒤 가르(Pont du Gard)처럼 2000년이 지난 지금도 남아 있는 웅장한 다리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더욱 인상적인 것은 건설 과정에서 난제를 해결한 방식으로, 현대 엔지니어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JGU의 세스 파시어(Cees Passchier) 교수는 말했습니다.

고대 세계 최장 426km 콘스탄티노플 수로, 700년간 물 공급을 지킨 유지관리 시스템의 비밀

지금까지 알려진 장거리 로마 수로는 2,000개를 넘으며,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로도 더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슈르멜리힌디 박사와 연구팀은 현재 터키에 위치한 콘스탄티노플(현 이스탄불)의 급수 시설, 즉 후기 로마 수로 중 가장 인상적인 사례에 주목했습니다.

324년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 대제는 콘스탄티노플을 로마 제국의 새로운 수도로 선포했습니다. 육로와 해로가 만나는 요충지였음에도 담수 공급은 늘 골칫거리였습니다. 이에 서쪽으로 60km 떨어진 샘물에서 도시로 물을 끌어오는 새로운 수로가 건설되었습니다.

도시가 성장하면서 이 시스템은 5세기에 직선 거리 120km 바깥의 샘까지 확장되었고, 수로의 총 길이는 최소 426km에 달해 고대 세계 최장 수로가 되었습니다.

고대 세계 최장 426km 콘스탄티노플 수로, 700년간 물 공급을 지킨 유지관리 시스템의 비밀

수로는 걸어서 통과할 수 있을 만큼 큰 아치형 석조 운하와 90개의 대형 다리, 길이 최대 5km에 이르는 다수의 터널로 구성되었으며, 돌과 콘크리트로 축조되었습니다.

슈르멜리힌디 박사의 팀은 흐르는 물 속에서 형성된 석회질 탄산염 퇴적물을 분석했습니다. 이 퇴적물은 당시의 물 관리 방식과 고생물 환경을 복원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연구 결과, 수로 전체 시스템에는 약 27년 치의 미세한 탄산염 퇴적물만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도시 연대기에 따르면 이 수로 시스템은 적어도 12세기까지 700년 넘게 작동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는 비잔틴 제국 시대에 작동이 중단되기 직전까지도 수로 전체를 유지·보수하고 퇴적물을 제거해야 했음을 의미합니다." 슈르멜리힌디 박사가 설명했습니다.

탄산염 침전물은 물 공급 전체를 차단할 수 있으므로 주기적으로 제거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고대 세계 최장 426km 콘스탄티노플 수로, 700년간 물 공급을 지킨 유지관리 시스템의 비밀

수로 자체는 후기 로마 시대에 지어졌지만, 운하에서 발견된 탄산염은 비잔틴 중세 시대의 것입니다. 이에 연구진은 청소와 유지관리 전략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게 되었습니다. 426km 운하를 청소·보수하는 동안에는 몇 주 혹은 몇 달간 수로를 사용할 수 없는데, 도시 인구는 물 공급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수계 중앙부 약 50km 구간이 이중 구조로 건설되었고, 한 수로 채널이 다른 채널 위를 교차하는 이중 데크 다리 형태로 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이 시스템은 청소 및 유지관리 작업을 위해 설계되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비용이 많이 들지만 매우 실용적인 해결책이었을 것입니다." 파시어 교수는 말했습니다.

아쉽게도 연구팀이 시스템의 정확한 작동 방식을 더 깊이 연구하는 것은 이제 불가능합니다. 가장 인상적인 다리 중 하나인 발리고르메(Ballıgerme) 다리는 폐허 속에 금이 묻혀 있다고 믿은 보물 사냥꾼들에 의해 2020년 다이너마이트로 폭파되었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