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안(西安) 진시황릉(秦始皇陵) 병마용(兵馬俑)의 청동 무기들. 오랫동안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방청(防錆) 기술로 여겨져 왔던 이 무기들의 표면 처리는, 사실 우리가 믿어왔던 것과 달랐습니다.

중국 시안 병마용 검의 손잡이와 칼날 부분 확대 사진.
2,000년을 거스른 완벽한 보존 상태
1974년 발굴 당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기원전 259~210년)의 7천여 명 점토 병사로 이루어진 군대의 청동 무기들은 2,000년 넘게 땅속에 묻혀 있었음에도 놀라울 정도로 훌륭한 보존 상태를 자랑했습니다. 그래서 고고학자들은 이 창 끝, 검, 그리고 약 4만 개에 달하는 화살촉이 고대에 특별한 처리를 거쳤다고 믿었습니다. 바로 금속 표면에 얇은 산화크롬(Cr) 층을 입히는 방식이었는데요, 이는 곧 역사상 최초의 방청제로 추정되었습니다.
무너진 크롬 도금 가설
그러나 이 가설은 결국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고대 금속 전문가 마르코스 마르티논-토레스(Marcos Martinon-Torres) 교수가 중국 연구진과 함께 분석을 진행한 결과, 조사된 464점의 무기 중 단 37점에서만 미미한 수준의 크롬 흔적이 검출되었기 때문입니다. 검이든 화살촉이든 예외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그 흔적들은 오직 나무 손잡이와 자루가 닿는 부위에만 국한되어 있었습니다."라고 고고학자는 과학지 Sciences et Avenir와의 인터뷰에서 밝혔습니다.
영·중 공동 연구팀이 학술지 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이는 단순한 오염 물질의 이동 현상으로 설명됩니다. 실제로 점토 병사들을 코팅하는 데 쓰인 옻칠에는 상당량의 크롬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이 군대와 시안 능묘에서 출토된 대부분의 유기물(목재, 대나무 등)은 값비싼 광물 안료로 채색되기 전에 이 보호막으로 먼저 덮여 있었던 것입니다.

병마용 군단의 일부. ©Xie Zhengchina /AFP
그렇다면 녹슬지 않은 진짜 이유는?
그렇다면 금속이 이토록 탁월하게 보존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연구진은 토양의 화학적 조성과 특성을 하나의 가설로 제시합니다. "약알칼리성 pH와 낮은 유기물 함량이 한 가지 설명이 될 수 있습니다"라고 일부 연구자들은 주장하지만, 동시에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습니다.
"추가 조사를 계속할 계획입니다. 크롬 가설은 이제 배제되었지만, 이 칼날들의 광택과 날의 품질을 설명할 결정적인 답을 아직 찾지 못했습니다."라고 논문 공동 저자 류수전(Liu Xiuzhen)은 말했습니다. 그는 "주석 함량이 매우 높은 합금일 가능성도 있고, 아직 규명되지 않은 담금질 같은 금속 가공 기술이 숨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