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려 5,300년 전, 아마존 지역의 원주민들은 이미 열렬한 코코아 애호가였습니다. 에콰도르 남부의 고고학 유적지에서 코코아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코코아 나무의 가축화 시점이 기존보다 약 1,500년이나 더 거슬러 올라가게 되었습니다.

5,300년 전의 코코아 재배 흔적
분석 대상이 된 도자기 샘플 220여 점 중 약 30%에서 코코아 성분이 검출되었습니다. 국제농업연구개발협력센터(CIRAD)의 유전학자이자 이번 연구의 공동 저자인 클레르 라노(Claire Lanaud)는 "30%는 상당한 비율로, 코코아가 일상적으로 사용되었음을 보여준다"라고 AFP에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는 2018년 10월 29일 학술지 네이처 생태학과 진화(Nature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되었습니다. 그녀는 "숲에서 우연히 따 먹은 정도로는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다"며, 당시 원주민들이 실제로 코코아 나무를 재배했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연구자들이 남미에서 코코아 사용의 고고학적 흔적을 발굴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특히 5,300년 된 도자기에서 발견된 흔적은 "지금까지 확인된 가장 오래된 코코아 흔적"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습니다. 이 발견은 2002년 발굴된 산타 아나 플로리다(Santa Ana-La Florida) 유적지에서 이루어졌으며, 이곳은 에콰도르 남부 안데스 산맥 기슭의 열대우림 지역으로 일부는 심하게 침식되어 있습니다. 이 유적에 거주했던 마요친치페(Mayo-Chinchipe) 문명은 현재까지 알려진 상(上)아마존 지역 최고(最古)의 아메리카 원주민 문명입니다. 유적에는 가옥 유적과 의례 공간이 남아 있어, 광범위한 지역 간 교류망, 중요한 제의 건축물, 귀중품 교역 등 복잡한 사회 조직이 존재했음을 보여줍니다.
"증거 셋이면 하나보다 낫다"라는 정신으로, 연구를 수행한 국제 연구팀은 해당 식물 특유의 전분 입자, 잘 익은 코코아 콩에만 존재하는 화합물인 테오브로민(theobromine)의 흔적, 그리고 코코아의 고대 DNA라는 세 가지 증거를 통해 코코아의 존재를 입증했습니다.
코코아, 무덤의 부장품이자 일상 음료
코코아 흔적이 담긴 도자기들은 마을의 생활 폐기물 처리장과 무덤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아마존 원주민들이 코코아 콩을 장례 의례용 공물이자 동시에 일상 식품으로 사용했음을 시사합니다. 클레르 라노는 "전분 입자가 병(甁)에서 발견되었으므로, 마요친치페 사람들이 분명히 코코아 콩을 음료로 마셨을 것이다"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오늘날의 핫초콜릿과 같은 음료는 아니었습니다. 음료는 단순히 으깬 콩으로 만든 것으로 추정되며, 높은 에너지를 공급하는 영양 음료였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연구의 또 다른 공동 저자인 밴쿠버 소재 영국컬럼비아대학교(University of British Columbia)의 마이클 블레이크(Michael Blake)는 "그들은 영양이 풍부한 지방과 탄수화물, 테오브로민·카페인 같은 활성 물질을 얻기 위해 씨앗을 갈아서 섭취했던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테오브로민의 가장 오래된 흔적은 중앙아메리카에서 출토된 약 3,900년 된 토기였습니다. 한편 이전의 유전학 연구들 역시 코코아가 남미에서 먼저 가축화된 후 중앙아메리카로 전파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해 왔습니다.
흥미롭게도 태평양 연안산 스폰딜루스(spondylus)와 스트롬버스(strombus) 조개껍질이 산타 아나 플로리다 유적의 무덤에서 함께 발견되어, 태평양 연안 민족과 아마존 민족 사이에 활발한 교류가 존재했음을 보여줍니다. 클레르 라노는 "아마도 이러한 교역을 통해 코코아 나무가 아마존에서 태평양 연안으로 전파되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