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인터뷰 | 피라미드 건설은 강력한 정부 아래에서만 가능했다

정치적 이유, 종교적 이유, 보안상의 이유… 피라미드가 진화하고, 이후 지하묘(히포게움)에 자리를 내준 배경에는 어떤 원인이 있었을까? 프랑스 이집트학계의 권위자가 그 답을 짚어준다.


인터뷰 | 피라미드 건설은 강력한 정부 아래에서만 가능했다

▲ 이집트 사카라(Saqqara)의 계단 피라미드


이 글은 2019년 4~5월호 <사이앙스 에 라비니르>(Sciences et Avenir) 특별판 n°197에 실렸습니다.

오드랑 라브루스(Audran Labrousse)는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 명예 연구소장이자 이집트 사카라 프랑스-스위스 합동 고고학 탐사대의 일원이다. 그가 <사이앙스 에 라비니르>의 질문에 답했다.

피라미드는 고대 이집트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오드랑 라브루스: 시인이었다면 '영원한 이집트의 심장'이라고 표현했을 것입니다. 우선 이러한 건축 양식이 무려 3000년의 역사 전반에 걸쳐 등장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오랜 수명은 피라미드가 지닌 중요성을 구체적으로 보여줍니다. 동시에 이집트인들을 늘 사로잡았던 근본적인 물음, 즉 내세와 영생에 대한 갈망과도 직결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피라미드는 상징적 복합성과 거대한 규모를 통해 내세관에 커다란 전환점을 만들었습니다. 다듬은 돌을 체계적으로 활용한 점이 잘 드러내는데, 돌은 무덤을 영원히 지키는 갑옷이 되었고 파라오의 시신을 영겁의 세월 동안 보호했습니다.

피라미드의 형태는 왜 변화했는가?

피라미드가 정확히 어떻게 건설되었는지 알려주는 당대 기록은 남아 있지 않습니다. 진화의 이유를 파악하는 일은 더욱 어렵습니다. 계단식 피라미드에서 매끄러운 사면을 가진 피라미드로 어떻게 전환되었는가 하는 문제는 오랫동안 이집트학자들을 괴롭혀 온 난제입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씀드리면, 우리에게 확실한 답은 없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매끄러운 사면의 피라미드 내부에는 항상 계단식 구조가 숨어 있다는 사실입니다. 단순히 새로운 건축 기술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면서 생긴 진화일까요? 새로운 종교적 교리가 등장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두 요인이 모두 작용했을까요?

특정 시기에 피라미드가 사라진 이유는?

피라미드의 탄생은 정치적 안정기와 궤를 같이합니다. 따라서 쇠퇴의 원인은 이집트 왕권의 연이은 약화에서 찾아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피라미드 건설은 결코 가벼운 사업이 아닙니다. 막대한 비용이 들고, 상당한 노동력이 동원되어야 하며, 장기적인 계획이 필수적입니다. 게다가 원거리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 피라미드는 도굴꾼들에게 노출된 표적이 되기 십상이었습니다. 결국 이런 대역은 강력한 중앙 행정 체제 아래에서만 가능한 일입니다. 신왕국 시대 지하묘(히포게움)의 등장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암반을 파서 만든 지하묘는 눈에 덜 띄고, 공사비가 적게 들며, 보호하기도 한결 수월했습니다. 다만 이집트 사회와 종교 교리 역시 시간이 흐르며 끊임없이 변화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자료 부족 때문에 각 시기별 변화의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란 여전히 어려운 실정입니다.

앞으로의 연구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두 가지 축이 있습니다. 첫째는 구왕국 이후 시기, 특히 제1중간기(기원전 2200~2033년경)에 관한 연구입니다. 혼란과 분열의 시대였던 이 시기에 피라미드의 황금기는 저물었습니다. 마침 사카라 프랑스-스위스 고고학 탐사대가 최근 이 시기의 피라미드, 즉 제8왕조의 통치자 카카레 이비(Qakarê-Ibi) 왕의 피라미드 발굴을 재개했습니다. 그는 피라미드 내부에 '피라미드 텍스트'를 새긴 마지막 파라오로 추정됩니다. 탐사대의 학술 프로젝트에는 제6왕조 피라미드 텍스트의 조사와 출간이 포함되어 있는데, 만약 근교에서 더 후대의 판본이 발견된다면 이집트학史上 예외적인 대발견이 될 것입니다.

둘째는 당연히 구왕국 피라미드에 관한 연구입니다. 아직도 너무나 많은 선입견과 환상이 이집트라는 나라에 편향된 이미지를 투영하고 있습니다. 과학은 보다 엄밀하고 검증된 시각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점에서 스캔피라미드(ScanPyramids) 프로젝트는 이집트학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논쟁의 여지가 없는 물리학의 법칙에 기반한 이 프로젝트는 기념물의 역사, 나아가 이집트의 역사를 바라보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창을 열어줍니다.


제롬 파스(Jérôme Pace)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