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학적 발견

이집트 고고학 대발견의 진실… '잃어버린 도시'가 아닐 수도 있다

최근 이집트 고대 도시 테베에서 발표된 대규모 고고학적 발견은 세간에 알려진 것처럼 '잃어버린 도시'가 아니라, 아멘호테프 3세의 궁성 도시와 관련된 시설물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발견은 그의 아들이자 '이단 파라오'로 불리는 아케나텐의 통치 초기를 조명할 수 있는 중요한 성과다.

이집트 고고학 대발견의 진실…  잃어버린 도시 가 아닐 수도 있다

발굴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3400년 된 토기를 꺼내고 있다. 신왕국(제18왕조) 유적으로, 공식적으로는 "지금까지 발굴된 가장 큰 고대 이집트 도시"로 홍보된 곳이다.

이 소식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갔다. 2021년 4월 8일, 이집트 당국은 前 고대유물부 장관 자히 하와스의 입을 통해 고대 테베 서안, 즉 오늘날의 룩소르에서 '황금 잃어버린 도시'가 발견되었다고 발표했다. 다른 언론들과 마찬가지로 프랑스 사앙스 에 베니르(Sciences et Avenir) 역시 "지금까지 발굴된 가장 큰 고대 이집트 도시"라는 문구로 이 소식을 보도했다. 그러나 공식 보도자료의 다소 과장된 표현은 상당수 이집트학자들의 의심을 샀고, 현재 이들은 이 사건에 대해 더 정확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집트 고고학 대발견의 진실…  잃어버린 도시 가 아닐 수도 있다'황금 잃어버린 도시'인가, 아니면 이미 알려진 건축 단지에 속한 장인 마을의 구역인가? 출처: 이집트 룩소르 고고학 발견

메디넷 하부 신전 인근에서 이루어진 이번 발견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모든 전문가가 의견을 같이한다. 하지만 이들은 발굴된 3400년 된 유적이 '도시'라기보다는, 잘 알려진 건축 단지와 연관된 개발 시설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바로 제18왕조의 통치자이자 아케나텐(아멘호테프 4세)의 아버지인 아멘호테프 3세(기원전 1386~1353년 재위)의 궁성 도시 '말카타'다.

"발굴된 유적은 1935년에 발굴된 유적의 연장선상"

이러한 견해는 독일 하노버 어거스트 케스트너 박물관 겸 괴팅겐 대학교의 이집트학자 크리스티안 E. 뢰벤이 온라인 매거진 슈펙트룸(Spektrum.de)에 게재한 글에서도 확인된다. 보르도몽테뉴 대학교 CNRS 아르케오비전 연구소 前 소장이자 고대 이집트사의 이 중요한 시기를 깊이 연구해온 프랑스 이집트학자 로베르 베르니외(Robert Vergnieux)도 같은 입장이다. 아케나텐의 건축물과 이 왕이 200km 떨어진 곳에 건설한 수도 암르나 유적 전문가인 그는 사앙스 에 베니르와의 인터뷰에서, 발굴된 물결 모양 벽돌 벽의 사진이 공개되면서 새로운 '도시'라는 주장에 대한 첫 번째 의심이 생겼다고 밝혔다.

"발굴된 유적은 사실 1935년 프랑스 고고학자 클레망 로비숑과 알렉상드르 바리유(IFAO)가 발굴한 인근 유적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당시 기록은 이탈리아 밀라노 대학교 이집트학과에서 열람할 수 있습니다."

이집트 고고학 대발견의 진실…  잃어버린 도시 가 아닐 수도 있다자히 하와스의 지휘 아래 2021년 테베에서 진행된 발굴 지역(흰색 윤곽)과 1935~1936년 프랑스인 로비숑·바리유가 발굴한 유적(노란색)의 위치 관계. 이 스케치에는 인근의 아이(Aÿ)와 호렘헤브(아케나텐의 후계자) 신전 유적, 그리고 메디넷 하부(람세스 3세) 신전도 함께 표시되어 있다. 로비숑과 바리유의 1935년 평면도 끝부분, 즉 건축가 '합푸의 아들 아멘호테프' 신전 부근에도 이미 물결 모양 벽이 나타난다. 출처: 로베르 베르니외 제공

이집트 고고학 대발견의 진실…  잃어버린 도시 가 아닐 수도 있다1935년 클레망 로비숑과 알렉상드르 바리유가 발굴한 '합푸의 아들 아멘호테프 신전'(아멘호테프 3세의 왕실 건축가) 기록 사진. 윗부분에서 물결 모양 벽 구간을 확인할 수 있다.

파라오 아멘호테프 3세와의 부정할 수 없는 연관성

이집트학자 자히 하와스에 따르면, 그는 투탕카멘의 장례 신전을 조사하던 중 아멘호테프 3세 신전과 메디넷 하부의 람세스 3세 '백만 년 성채' 사이에서 이 새로운 유적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수집된 점토 인장과 아멘호테프 3세의 카르툼슈가 찍힌 벽돌은 이 발견과 신왕국 파라오 간의 연관성을 의심의 여지 없이 입증해준다.

독일 이집트학자 크리스티안 E. 뢰벤은 "바로 아멘호테프 3세의 궁전(말카타) 인근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이번에 발굴된 구역들은 궁전의 유지 관리를 담당하던 직원들과 장인들의 거주 구역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것이 작업장, 주방, 제빵 시설의 존재를 설명해줄 것입니다"라고 분석했다. 이름하여 '잃어버린 도시'.

이집트 고고학 대발견의 진실…  잃어버린 도시 가 아닐 수도 있다룩소르(고대 테베) 지도. 2021년 발굴 지역(큰 빨간 원)과 주변 여러 신전, 그리고 아멘호테프 3세의 궁성 도시 말카타(작은 빨간 원)의 위치 관계. 나일 강 동안에는 카르낙 유적(흰색 원)이 자리한다. 출처: 로베르 베르니외 제공

"어느 쪽이든 이 유적의 가치가 결코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라고 로베르 베르니외는 말한다. 이 유적은 '프로토 암르나 시기'로 불리는 고대 이집트사의 특히 매혹적인 국면, 즉 아멘호테프 3세 통치 말기와 아들 아케나텐의 등극, 그리고 아케나텐이 테베를 떠나 아켓아텐(오늘날의 암르나)으로 천도하기 직전의 시기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베르니외는 이어서 "파라오는 태양 원반 안크레호라크티 아텐을 새로운 종교의 유일신으로 선포한 뒤, 사막 한가운데 이 도시를 처음부터 새롭게 건설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집트 고고학 대발견의 진실…  잃어버린 도시 가 아닐 수도 있다2020~2021년 고대 테베 서안에서 발굴된 아멘호테프 3세 통치 시대와 동시대의 3400년 된 물결 모양 벽 유적. 출처: Khaled Desouki/AFP

"모든 고고학자에게 기쁨인 발견"

"1935년과 2021년 발굴에서 드러난 물결 모양 벽은 보기 드물고 매우 독특한 형태입니다. 나일 강 반대편 카르낙 동쪽에도 비슷한 벽이 있는데, 이는 아멘호테프 4세/아케나텐이 아텐 신에게 세운 신전 벽면의 탈라타트(새겨진 석블록)에 묘사되어 있습니다. 파라오가 이집트 사회의 종교 질서와 파라오의 위상을 혁신적으로 바꾼 곳이 바로 카르낙입니다. 이번 발견으로 우리는 암르나 시대로 전환되던 시기와 동시대의 유적지에 서 있게 된 셈입니다. 이집트 역사의 이러한 국면을 만들어간 사람들이 살았던 동네의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발견한다는 것은 모든 이집트학자에게 커다란 기쁨입니다!"

이집트 고고학 대발견의 진실…  잃어버린 도시 가 아닐 수도 있다토기와 물결 모양 벽, 제18왕조 유적의 놀라운 보존 상태. 출처: Stringer/Anadolu Agency/AFP

이번 발견은 '저주받은 왕' 아케나텐의 삶에서 알려지지 않은 측면을 밝히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가 사망한 후 그의 모든 건축물은 파괴되었고, 그의 이름은 공식 왕명 목록에서 삭제되었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이번 새로운 발굴은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통치 초기, 암르나로 떠나던 시기, 그리고 후계자들의 테베 귀환 과정을 기록하는 데 귀중한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