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나스카 사막에 펼쳐진 거대한 지상화, 나스카 라인은 지면 위에서는 그저 무수히 얽힌 선들일 뿐이지만,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벌새·원숭이·거미 같은 생물과 기하학적 도형의 전체 모습이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그렇다면 약 2천 년 전 이 그림을 조성한 나스카 문명의 사람들은 대체 어떤 목적으로 '자신들이 온전히 볼 수 없는 그림'을 땅에 새긴 것일까요?
나스카인들은 자신의 작품을 직접 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흥미롭게도 나스카 사람들이 스스로 만든 거대한 선과 도형의 전모를 확인했다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림의 규모가 워낙 방대했기 때문에, 지표 위에 서서 바라보는 한 부분적인 선 몇 줄로밖에 인식하지 못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일부 학자들은 이러한 특징을 두고 나스카 라인이 하늘의 신들에게 바치는 제물이나 종교 의식, 혹은 물과 강우를 기원하는 상징으로 활용되었을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20세기에야 세상에 알려진 신비한 지상화
나스카 라인의 존재가 널리 알려진 것은 생각보다 매우 늦은 1920년대 후반의 일입니다. 페루의 고고학자 훌리오 테요(Julio Tello)가 나스카 사막 상공을 비행하던 중 우연히 거대한 선들을 발견하면서, 잠들어 있던 이 지상화들이 비로소 세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이후 항공 촬영과 연구가 이어지면서 수백 개의 도형이 확인되었고, 나스카 라인은 세계적인 고고학적 미스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날에는 하늘에서 직접 감상
현재 관광객들은 경비행기나 열기구를 타고 나스카 라인 상공을 날며, 고대 나스카인들이 결코 한눈에 담아보지 못했던 거대한 그림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습니다. 지상에서는 볼 수 없었던 예술 작품을 2천 년 뒤 인류가 하늘에서 마주하게 된 것은, 나스카 라인이 지닌 가장 아이러니하면서도 매력적인 면모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