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 리잘의 UST 재학 시절과 성적 기록
필리핀의 국가적 영웅이자 작가인 호세 리잘(José Rizal)은 1878년부터 1882년까지 마닐라의 산토 토마스 대학교(University of Santo Tomas, UST)에 재학하며 철학, 신학, 여러 언어 과목을 공부했습니다. 당시 필리핀이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만큼, 학교의 성적 평가도 스페인식 등급 체계를 따랐습니다.
스페인식 성적 등급 체계
당시 UST에서 사용된 성적 등급은 다음과 같습니다.
- Sobresaliente: 최우수 (탁월함)
- Notable: 매우 우수
- Bueno: 우수
- Aprobado: 보통 (합격)
- Suspenso: 낙제
과목별 성적표
리잘이 이 시기에 받은 과목별 성적은 아래와 같습니다.
| 과목 | 성적 |
|---|---|
| 철학 (Philosophy) | Sobresaliente (최우수) |
| 도덕신학 (Moral Theology) | Sobresaliente (최우수) |
| 자연법 (Natural Law) | Sobresaliente (최우수) |
| 성서 (Sacred Scripture) | Sobresaliente (최우수) |
| 라틴어 (Latin) | Notable (매우 우수) |
| 스페인어 (Spanish) | Notable (매우 우수) |
| 그리스어 (Greek) | Aprobado (보통) |
| 히브리어 (Hebrew) | Aprobado (보통) |
| 아랍어 (Arabic) | Suspenso (낙제) |
성적이 말해주는 것
성적표를 살펴보면 리잘은 철학, 도덕신학, 자연법, 성서 등 인문·신학 분야에서 모두 최우수(Sobresaliente)를 받으며 탁월한 학업 역량을 보여주었습니다. 라틴어와 스페인어 역시 매우 우수한 수준이었죠.
반면 그리스어와 히브리어는 보통 수준에 머물렀고, 특히 아랍어는 낙제(Suspenso)를 기록했습니다. 당시 필리핀 교육이 종교 중심의 커리큘럼으로 운영되었음을 고려하면, 신학 계열 과목에서 두각을 나타낸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아랍어에서 좌절을 겪었던 이 시기를 거친 리잘은 이후 유럽으로 유학을 떠나 의학을 전공하고 여러 외국어를 익히며 진정한 다재다능한 지식인으로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소설 『놀리 미 탕게레(Noli Me Tangere)』와 『엘 필리부스테리스모(El Filibusterismo)』를 집필하며 필리핀 독립운동의 정신적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