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시대 유대인들의 시간 계산 방식
흔히 "성경에는 '시간(hour)'이라는 개념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릅니다. 구약성경에서는 시 단위가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반면, 신약성경에서는 이미 '몇 시'라는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성경 시대 유대인들의 시간 계산법은 크게 구약 시대와 신약 시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습니다.
구약 시대: 자연 현상으로 나눈 하루
구약성경 시대의 유대인들은 해의 움직임에 따라 하루를 구분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하루의 시작이 일출이 아니라 일몰, 즉 해 질 녘부터였다는 것입니다. 창세기 1장에서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라고 기록된 것에서 이러한 관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낮은 대체로 아침(오전), 정오, 저녁(오후) 같은 큰 구간으로 나뉘었으며, 밤은 세 개의 야경(夜警), 즉 초경·중경·아경으로 구분되었습니다. 출애굽기 14장 24절의 "아경", 사사기 7장 19절의 "중경" 같은 표현이 바로 그 예입니다.
신약 시대: 열두 시간제의 등장
바벨론 유수 이후, 특히 그리스·로마 문화의 영향 아래에서 유대 사회에도 '시간'이라는 단위가 널리 사용되기 시작했습니다. 신약성경에는 "제3시", "제6시", "제9시"와 같은 표현이 자주 나타납니다.
당시 유대인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의 낮을 12등분하여 시간을 계산했습니다. 따라서 계절에 따라 한 시간의 실제 길이는 달랐습니다. 대략 제3시는 오전 9시경, 제6시는 정오, 제9시는 오후 3시경에 해당합니다. 예수께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신 시각이 "제9시"(마가복음 15:34, 37)로 기록된 것이 대표적인 예입니다.
밤의 시간: 야경의 변화
신약 시대에는 로마식 관습을 따라 밤도 네 개의 야경으로 나누어졌습니다. 마태복음 14장 25절에서 예수께서 "밤 네째 경"에 제자들에게 물 위로 걸어오셨다고 기록된 부분이 그 좋은 예입니다.
결론
요약하면, 성경 시대 유대인들의 시간 계산은 두 단계로 발전했습니다. 구약 시대에는 아침·정오·저녁과 세 야경처럼 자연스러운 구간으로 시간을 측정했고, 신약 시대에는 그리스·로마의 영향으로 낮을 12시간으로 나누는 방식이 사용되었습니다. 다만 이 시간은 오늘날처럼 항상 60분이 아니라, 계절과 일출·일몰 시각에 따라 길이가 달라지는 '가변적 시간'이었다는 점이 큰 특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