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과 무법자들의 비밀 언어, 쿠르카의 기록
19세기 말, 리비우(현 우크라이나 르비우)의 한 경찰관이 도둑, 강도, 사회 밖으로 밀려난 사람들이 쓰던 은어를 모아 출간하기로 결심했습니다. 그중 몇몇 단어는 오늘날 들어도 놀랍도록 낯익은데요.
『폴란드어–도둑말 사전』은 1896년 안토니 쿠르카(Antoni Kurka)의 손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는 오랫동안 리비우 경찰 구치소의 행정관으로 일하며 죄수들과 나눈 대화 속 특별한 방언을 빈틈없이 적어 두었습니다. 폴란드어와는 너무나 달라 거의 별개의 언어처럼 들리는 말들이었습니다.
범죄자들은 자신들만의 비밀 언어를 쓰는 한 무슨 짓을 준비하는지 아무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라 믿었습니다. 쿠르카 역시 한동안은 가장 기초적인 표현과 이름, 용어의 뜻조차 알아내지 못했다고 고백합니다. 그런데 그 비밀 단어들이 오늘날에는 누구나 찾는 사전에 올라 있으니, 세상일은 참 모르는 일입니다.
당시에는 비밀, 지금은 일상인 단어들
아르바이트(Arbajt) – 도둑에게 이 단어는 곧 '일'이었습니다. 독일어 Arbeit에서 온 말로, 지금도 '오늘 아르바이트가 있다'는 식으로 우리 입에 자주 오르내립니다.
디하(Dycha) – 믿기 어렵지만 20세기가 열리던 무렵에는 '10'을 뜻한다는 사실을 프로 도둑들만 알았습니다.
파가스(Fagas) – 지금은 매우 흔해진 단어지만, 뜻도 함께 진화했습니다. 쿠르카의 시대에는 이 말로 오직 집사, 즉 하인만을 불렀습니다.
쿠르카 사전 재판본의 표지.
카사(Kasa) – '돈'이라는 말. 우리에게는 너무나 당연하지만 옛 폴란드인에게는 그리스어나 아람어처럼 낯선 용어였습니다. 게다가 원래 뜻은 더 좁았는데, 『폴란드어–도둑말 사전』에 따르면 이 단어는 다름 아닌… 뇌물을 가리켰습니다.
굴(Gul) – 물론 바보입니다. 그러나 100년 전에는 결코 자명한 뜻이 아니었습니다.
그라바치(Grabać) – 훔치다. 쿠르카는 독자들에게 이 뜻까지 설명해 주어야 했습니다.
그비즈드노치(Gwizdnąć) – 위와 마찬가지로 '훔치다'입니다. 이것이 정말 비밀로 남을 수 있었을까요?
키에츠카(Kiecka) – 치마, 드레스. 그러나 100년 전에는 비밀 도둑말에서만 통하는 옷을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키마치(Kimać) – 자다. 간수가 눈치채지 못하도록 쓰던 표현이었습니다.
클라비시(Klawisz) – 1세기 전에는 감옥 간수를 이렇게 불렀습니다. 당시에는 비밀스럽고 알 수 없는 용어였지만, 오늘날 폴란드에서 이 말이 누구를 가리키는지 굳이 설명할 필요는 없습니다.
클라비(Klawy) – 범죄자도 때로 동료를 '괜찮은 녀석'이라 칭찬해야 했던 모양입니다. 지금은 '멋지다', '훌륭하다'는 뜻의 형용사로 쓰입니다.
쿠마치(Kumać) – 이해하다. 그런데 당시에는 경찰 쪽에서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미크루스(Mikrus) – 아기, 어린아이. 그러나 쉽게 짐작하기 어려웠습니다.
피아우 미우트(Pijał miód) – 직역하면 '꿀을 마셨다'는 뜻으로, 사전에는 '젊은이, 또한 돈이 없으면서도 창관을 드나들며 끊임없이 놀기만 하는 남자'라고 풀이되어 있습니다. 저자는 앞의 뜻, 즉 사치스럽고 달콤한 나날을 보내는 사람이 실제에 더 가깝기를 바랐다고 합니다.
푸카프카(Pukawka) – 권총.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딱 좋은 단어입니다. 혹시 이 가운데 여러분도 생소했던 단어가 있었나요?
출처
이 글은 과거의 흥미로운 일화, 놀라운 세부 기록, 옛 신문에 실린 기이한 소식 등을 짧게 소개하는 읽기거리입니다. 3분 안에 읽을 수 있는 분량으로, 아래 출처 하나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A. Kurka, 『폴란드어–도둑말 사전(Słownik polsko-złodziejski z rozmówkami)』, CM 출판사, 2015년(1907년판에 기반한 신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