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15세기 말 레오나르도의 '담비를 든 여인', 세실리아 갈레라니의 우아한 헤어스타일

15세기 말 레오나르도의  담비를 든 여인 , 세실리아 갈레라니의 우아한 헤어스타일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489년경(정확한 연도는 불확실) 그린 것으로 알려진 세실리아 갈레라니(Cecilia Gallerani)는 미술사에서 '담비를 든 여인(The Lady with an Ermine)'으로 유명합니다. 그녀는 한눈에 들여다볼 가치가 있는 정교하고 세련된 헤어스타일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밀라노가 이끌던 15세기 패션

유서 깊은 집안 출신의 밀라노 귀족 영애였던 갈레라니는 초상화가 그려질 당시 겨우 열다섯 살이었으며, 훨씬 연상인(30세 이상) 루도비코 스포르차(Ludovico Sforza)의 연인이었습니다. 그녀는 '스페인식(Spanish style)' 헤어스타일로 초상화를 남겼지만, 이는 당시 롬바르디아 지방의 섬세한 미적 감각에 맞춰 재해석된 것이었습니다. 당시 이미 밀라노는 패션은 물론 여러 분야에서 유행을 주도하는 도시였습니다.

머리장식의 디테일

갈레라니의 완벽하게 곧게 뻗은 갈색 머리는 정수리에서 가운데로 가르마를 타고 좌우로 나뉘어, 머리에 착 달라붙는 두 갈래 띠처럼 흘러내립니다. 이 머리카락은 뒤통수에서 하나로 묶여 '코아조네(coazzone)'라고 불리는 꼬리 형태를 이루는데, 이는 다시 '트렌자도(trenzado)', 즉 머리카락을 담아 땋아 고정하는 전용 덮개에 넣어졌습니다.

특히 오른쪽에 남긴 잔머리 한 줄기를 턱 아래로 길게 늘어뜨린 것은 당시 유행하던 기발하고 독특한 장식법이었습니다.

투명한 모자와 이마 장식

세실리아의 머리 위에는 매우 얇고 투명한 모자(cap)가 쓰여 있는 것이 뚜렷하게 보입니다. 눈썹에 닿을 만큼 낮게 위치한 자수 가장자리가 인상적이며, 이 모자는 '낚싯줄(fishing line)'이라 불리는 띠로 고정됩니다. 이 띠는 이마를 감싸고 뒤통수에서 묶이는 장식으로, 금속이나 천으로 제작되었으며 끝부분을 보석으로 장식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과시 대신 절제의 미학

15세기 말 이탈리아 일부 지역의 여성 패션이 과도하고 파격적인 면모를 보인 것이 사실이지만, 갈레라니는 타고난 미모와 어린 나이에 힘입어 오히려 우아함과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돋보였습니다. 화려함보다 세련미를 앞세운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르네상스 시대 밀라노의 최고 유행을 그대로 보여주는 귀중한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