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리옹 자매 실종 사건: 40년 만에 열린 진실의 문, 미국 최대 범죄 미스터리 추적기

1975년 4월, 리옹 자매가 워싱턴 교외에서 홀연히 사라졌다. 수사는 정체되었고 시신은 끝내 발견되지 않았으며, 이 사건은 미스터리로 남았다. 그로부터 30여 년 후, 형사들이 새로운 단서를 쫓았다. 그 단서가 이끈 곳은… 다른 범죄로 복역 중이던 악명 높은 아동 성범죄자 로이드 웰치(Lloyd Welch)가 수감된 교도소였다.

로이드 웰치와 마주할 기회는 단 한 번뿐이라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몽고메리 카운티 경찰의 리옹 자매 전담 수사팀은 2013년 여름부터 가을까지 몇 달에 걸쳐 이 만남을 치밀하게 준비해 왔다.

길게 늘어선 범죄 이력

수사팀은 버지니아주 퀀티코에 있는 FBI 행동분석 전문가들을 직접 찾아가 상담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인상적인 차트를 작성하고 방대한 비교 데이터를 수집한 끝에, 로이드가 전형적인 ‘까다로운 케이스’라는 결론을 내렸다. 분석관들의 예측은 냉정했다. 그가 경찰이 무엇을 묻고 싶어하는지 파악하는 순간 입을 굳게 다물 것이라는 것이었다.

그때까지 알려진 로이드 웰치에 대한 정보는 모두 경찰 기록에 담겨 있었다. 로이드의 파일은 1975년 휘튼 플라자(Wheaton Plaza)에서 지어낸 허풍 섞인 이야기를 들고 나타난 뒤 급격히 불어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당국은 그의 범죄 행각이 그보다 훨씬 이전부터 시작되지 않았으리라고 장담할 수 없었다.

리옹 자매 실종 사건: 40년 만에 열린 진실의 문, 미국 최대 범죄 미스터리 추적기

리옹 자매가 마지막으로 목격된 곳은 휘튼 플라자였다.

로이드의 과거는 인상적일 만큼 긴 위법 행위 목록이었다. 메릴랜드에서는 절도(1977), 주거침입(1981), 폭행·구타(1982). 플로리다에서는 올랜도 주거침입(1977)과 마이애미 주거침입(1980). 아이오와에서는 수우시티 강도 사건(1987)이 이어졌다.

이후 그는 사우스캐롤라이나로 거처를 옮겼다. 머틀비치에서 공공장소 만취와 고가 재산 절도 혐의로 체포됐고(1988), 호리 카운티에서 주거침입(1989), 록하트에서 10세 소녀에 대한 성폭행(1992), 같은 해 클로버에서 음주운전으로 적발됐다. 버지니아주 매너서스에서도 두 건의 사건이 이어졌다. 미성년자 성폭행(1996)과 폭행(1997)이었다.

마침내 그는 델라웨어에 자리를 잡았고, 1997년 10대 소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었다. 여기서 그의 ‘전과 목록’은 막을 내렸다.

수상한 목격자

전형적인 패턴이다. 가장 무모한 범죄자조차 나이가 들면 상식이나 늦게 잦아든 충동이 이기기를 기다리며, 서른 살이 넘으면 점차 곤경에서 비켜선다. 그렇지 않으면 목숨을 잃거나 감옥에 간다.

웰치의 경우는 후자였다. 그는 델라웨어에서 폭행죄로 33년형을 선고받아 스미르나(Smyrna)의 제임스 T. 본 교도소에 수감되어 복역 중이었다. 그러나 수사팀이 주목한 것은 따로 있었다. 바로 1975년, 로이드가 쉴라와 케이트 리옹 유괴 사건의 잠재적 목격자—비록 상당히 수상한 목격자였지만—로 내놓았던 그 이야기였다.

리옹 자매 실종 사건: 40년 만에 열린 진실의 문, 미국 최대 범죄 미스터리 추적기

이 글은 마크 보든(Mark Bowden)의 『마지막 돌(The Last Stone): 리옹 자매 실종의 미스터리』에서 발췌한 것으로, 포즈난 출판사(Wydawnictwo Poznańskie)에서 출간되었다.

당시 그는 거짓말탐지기 검사에 통과하지 못했지만, 재검토 결과 딱 한 가지는 거짓이 아니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소녀들이 실종된 시각에 그가 휘튼 플라자에 있었다는 부분이었고, 이것이야말로 수사관들의 가장 큰 관심사였다. 만약 그가 소녀들을 납치범 곁에서 봤다면, 수년에 걸쳐 쌓아온 최대 용의자—악명 높은 아동 성범죄자이자 살인 혐의를 받는 레이 밀레스키(Ray Mileski)—에 대한 증거를 확인하는 결정적 열쇠가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소녀들에 대한 목격담 속에 등장하는 웰치 자신의 존재는 수사관들에게 무거운 물음표를 남겼다. 과연 그가 이들의 실종에 연루되어 있지는 않았을까? 그가 밀레스키와 알고 지냈을 가능성은? 웰치는 경찰과 이야기할 의무가 전혀 없었고, 침묵할 이유는 넘쳐났다. 성범죄 전과자에게 리옹 자매 사건과의 아주 사소한 연결고리조차 심각한 곤경을 의미할 수 있었다. 제대로 된 변호사라면 누구나 침묵을 권했을 것이다.

반면, 미해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델라웨어 주 가석방 심사위원회의 호의를 얻는 카드가 될 수도 있었다. 그야말로 아주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미묘한 상황이었다.

단 한 번뿐인 기회

만남을 준비하는 동안 수사관들은 웰치의 가족 여러 명과 이야기를 나눴지만, 그를 제대로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를 기억하는 친척들은 혈연 관계조차 인정하기를 꺼렸고, 그를 경멸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수사관들은 그에게 무엇을 기대해야 할지, 어떤 순서로 진행해야 할지 확신이 없었다. 주간 회의에서는 대장이 매번 같은 질문을 던졌다. “언제 그를 심문할 겁니까?” 그러나 기회는 단 한 번뿐이었기에, 그들은 성급하게 움직이기를 거부했다. 소녀들이 사라진 지 38년, 웰치는 마지막으로 검증되지 않은 단서였다. 수사관들이 답을 얻고 싶어던 두 가지 핵심 질문은 이것이었다. 웰치는 밀레스키를 알아볼 만큼 그를 알고 있었는가? 그리고 두 사람이 실제로 교류한 적이 있는가?

게이더즈버그에 있는 몽고메리 경찰 본부는 델라웨어에서 차로 두 시간 거리였다. 수사관들은 애너폴리스를 지나 체서피크 만 위의 길고 높은 다리를 건너, 메릴랜드 동부 해안의 평평한 농경지로 들어섰다. 301번 고속도로 양옆으로는 머리 높이의 갈색 옥수수밭이 바람에 바스락거리며 끝없이 펼쳐졌다.

핸들을 잡은 크리스 홈록(Chris Homrock) 경사는 옆자리의 몽고메리 주 검찰 보좌관 피트 피니(Pete Feeney)와 전략의 마지막 세부 사항을 조율했다. 뒷좌석에는 웰치와 심문실에 함께 들어갈 데이브 데이비스(Dave Davis) 형사가 앉아 있었다. 그날 아침 교도소에서 이송된 용의자가 기다리고 있을 델라웨어 도버 경찰 본부에는 FBI 요원이 합류하기로 되어 있었다.

웰치를 경찰서로 데려오는 것 자체가 계획의 일부였다. 수감자들은 경찰관과 이야기하는 모습을 들키는 것을 극도로 꺼렸고, 최고 보안 등급의 교도소에서는 벽에도 귀가 있다고들 했다. 델라웨어 교정국이 이 조치에 동의하도록 만들려면 최고위층까지 이어지는 설득이 필요했다.

커다란 미지수

이번 방문은 웰치에게 수년 만에 처음으로 교도소 밖으로 나가는 일이 될 터였다. 게다가 불과 2년 후면 그는 교도소 밖 취업 프로그램을 신청할 자격이 생겼다. 눈앞에 보이는 이 작은 자유의 희망 때문에, 스미르나 남쪽으로의 이동은 그에게 자유의 맛을 미리 보여주고 협조를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수 있었다.

수사관들은 그의 본능이 이미 경계 태세에 들어갔음을 알고 있었다. 수감자들의 세계에서 관계자의 예고 없는 소환은 결코 좋은 일로 이어지지 않는 법이다. 웰치는 누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하는지, 어떤 이유인지 통보받지도 못했다. 수사관들은 일부러 그를 기습하고 싶어했다. 이런 국면에서 첫 반응은 의외로 많은 것을 드러내곤 했다. 과연 수사관들은 그를 설득해 협조를 끌어낼 수 있을까? 로이드 역시 나름의 궤변과 꼼수를 준비해 두었을 테고, 그렇다면 그를 유혹할 무언가가 필요했다. 하지만 대체 무엇으로?

리옹 자매 실종 사건: 40년 만에 열린 진실의 문, 미국 최대 범죄 미스터리 추적기

웰치는 델라웨어에서 폭행죄로 33년형을 복역 중이었고, 스미르나의 제임스 T. 본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었다.

웰치는 델라웨어 주 정부의 관할 아래 있었고, 수사관들은 현지 교도소 시스템이나 가석방 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할 길이 없었다. 당근이 없다면 채찍이라도 있어야 했다. 즉, 침묵이 협조보다 훨씬 위험하다는 사실을 웰치 스스로 깨닫도록 만들 방법이 필요했다. 그러나 뾰족한 압박 수단이 없는 그들은 무언가를 새로 고안해내야만 했다.

만남을 준비할수록 성공 가능성은 오히려 낮아 보였다. 로이드를 놀라게 해 단서를 놓치는 위험은 걱정거리 목록의 첫 번째일 뿐이었다. 만약 그가 협조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진행해야 하는가? 미란다 권리 고지를 읽어줘야 하는가, 아니면 그것이 오히려 그를 경계하게 만들까? 고지 없이 자백을 받아내면 공범 여부가 드러나더라도 법정에서 쓸 수 없게 된다.

밀레스키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가? 수사팀이 세운 사건 가설은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는가? 그리고 만약 그가 문을 닫아버린다면, 어떻게 그를 심문실에 붙잡아 둘 것인가?

출처

이 글은 마크 보든의 『마지막 돌(The Last Stone): 리옹 자매 실종의 미스터리』에서 발췌한 것으로, 포즈난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