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선사시대 인류가 살았던 북유럽, 생각보다 훨씬 이른 시대였다

영국 노퍽주 해피즈버러(Happisburgh)에서 발견된 고고학적 유물은 북유럽에 인류가 학자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이른 시기에 정착했음을 시사한다. 발굴된 부싯돌 유물은 78만 년 이전의 것으로, 최대 97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가능성도 있다. 당시 선사시대 인류는 빙하기 사이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간빙기에 살았지만, 오늘날보다는 추운 환경이었다.

플라이스토세, 빙하의 시대

플라이스토세(Pleistocene)는 지구 역사에서 빙기(흔히 말하는 '빙하기')와 그 사이의 따뜻한 시기인 간빙기가 반복되던 시대를 가리킨다. 약 260만 년 전부터 1만 1600년 전까지 이어진 플라이스토세 동안 인류는 간빙기에도 북유럽까지 진출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동안 알려진 가장 오래된 유적은 영국 페이크필드(Pakefield)로, 약 70만 년 전의 것이었다. 그러나 영국 남동부 해피즈버러에서 나온 고고학적·지질학적 증거는 인류가 북유럽에 더 이른 시기부터 존재했음을 보여준다. 사이먼 파핏(Simon Parfitt)이 이끄는 주로 영국 출신 과학자 팀이 이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유럽에서 인류의 확산

최초의 유럽인으로 추정되는 인류는 약 180만 년 전 조지아 지역에서 발견되었으며, 아마도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일 것으로 보인다. 50만 년 뒤에는 스페인, 프랑스 남부, 이탈리아 등 남유럽에서도 인류가 살았던 흔적이 나타난다.

사이먼 파핏과 동료들은 이번 유물이 북위 45도 이북, 즉 대략 알프스산맥 북쪽 지역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인류 거주 증거라고 주장한다. 유물은 78만 년 이상 된 것으로, 퇴적물의 자기 특성과 식물·동물 화석을 바탕으로 거의 100만 년(97만 년) 전까지 올라갈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네이처의 '뉴스 & 뷰(News & Views)' 코너에서 이 논문을 소개한 호주의 로버츠(Roberts)와 그륀(Grün)은 북위 45도 이북에도 실제로 유적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독일과 프랑스 북부에서 발견된 약 100만 년 된 유적들을 언급하며, 이들 유적은 영국의 해피즈버러 유적보다 연대 측정이 덜 정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발견된 유물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핏 연구팀의 발견은 주목할 만하다. 인류 활동의 증거는 총 78점의 부싯돌 유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부분 거의 손상되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이 유물들이 멀리 운반되었을 가능성은 없다. 유물들은 여러 개의 모래층에서 발견되었는데, 이는 선사시대 인류가 해피즈버러를 여러 차례 방문했거나 거주했음을 의미한다.

환경과 적응

다른 유물들은 당시의 자연환경과 기후에 관한 정보를 제공한다. 부싯돌은 주로 옛 템스강(Thames)에서 유래한 모래와 자갈에 묻혀 있었는데, 이 강은 당시 지금보다 150km 북쪽으로 흘렀으며, 일부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 비담(Bytham) 강에서 왔다. 퇴적물 자체는 선사시대 인류가 템스강 근처의 하구 환경, 즉 바다의 영향이 때때로 느껴지는 곳에 살았음을 보여준다.

꽃가루, 씨앗, 솔방울, 목재 등을 통해 복원된 식생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거주 단계에서는 황야와 소나무, 가문비나무가 자랐다. 유물 대부분이 나온 가장 최근 단계에는 초원 옆에 숲(소나무와 가문비나무)이 펼쳐져 있었다. 동물상도 이를 뒷받침한다. 말과 매머드 같은 초식동물이 서식했던 것이다. 또한 연구자들이 연체동물, 따개비, 단세포 생물(유공충)을 발견한 것으로 보아 바다가 멀지 않은 곳이었다.

딱정벌레 화석을 통해 추정한 기온은 여름철 16~18℃, 겨울철 영상 0℃에서 영하 3℃ 사이였다. 이러한 기온과 식생은 오늘날 스칸디나비아 남부와 비슷한 수준이다. 빙기 사이의 상대적으로 따뜻한 시기였음에도 해피즈버러의 주민들은 끊임없이 적응해야 했다. 겨울에는 주로 야생 동물을 사냥해 먹었고, 여름에는 식물성 식량도 활용할 수 있었다. 이렇게 그들은 템스강변의 다양한 풍광 속에서 생존해 나갔다.

앞으로의 과제

로버츠와 그륀에 따르면, 이번 연구 이후의 핵심 과제는 보다 정밀한 연대 측정 방법을 찾는 데 있다. 이는 유럽에서 인류의 확산 과정을 재구성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다. 당분간은 영국 해안선을 따라 고고학적 유물을 찾는 작업이 계속될 것이다. 침식 작용이 유물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듯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