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위조범들에게 이제 한층 더 치열한 모방이 요구된다. 네덜란드 틸부르흐 대학교의 박사과정 연구원 로런스 판 데르 마턴(Laurens van der Maaten)이 그림, 토기, 주화를 가장 미세한 수준까지 분석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을 개발했기 때문이다. 화가 특유의 스타일이 완벽하게 재현되지 않은 작품이라면, 그의 기술은 위작을 즉시 적발해 낸다. 판 데르 마턴은 오는 6월 23일 박사 학위를 받을 예정이다.
네덜란드 문화유산청(Cultural Heritage Agency of the Netherlands)에는 새로운 분석 도구가 생겼다. 소성 방식(토기), 색과 크기(씨앗), 회화 스타일 등에 따라 고고학 유물을 분류하는 기법이다. 판 데르 마턴의 컴퓨터 프로그램은 고고학자들이 제시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측정값을 처리해 분류할 수 있다. 그 결과 일련의 유물이 하나의 명확한 '지도'로 정리되고, 특정 유물이 해당 계열에 속하는지 아닌지도 빠르게 판별된다.
예를 들어 고고학자들이 토기 항아리들의 용도를 알고 싶다면 항아리의 단면 형태를 살펴본다. 목이 넓은 항아리는 조리용으로, 목이 좁은 항아리는 과일 보관용으로 쓰였을 가능성이 높다. 판 데르 마턴의 프로그램은 모든 개별 측정값을 하나의 다이어그램 위에 배열한다. 그러면 목이 넓은 항아리들은 한 지점에, 목이 좁은 항아리들은 또 다른 지점에 자연스럽게 무리 지어진다. 따라서 새로운 항아리가 발견되면 기존 항아리들의 다이어그램과 단면 형태만 비교하면 되고, 연구자는 그것이 조리용인지 저장용인지 곧바로 알 수 있다.
냉혹할 정도로 엄격한 심사관
판 데르 마턴의 기술은 이미 미술 감정 전문가들 사이에서 그 가치를 입증했다. 실제로 진짜 반 고흐 작품과 가짜 작품을 구별해 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판 데르 마턴은 "반 고흐 그림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활용한다"면서 "붓질마다 고유한 질감이 만들어지는데, 여기에 토기 파단면 분석에 쓰이는 것과 동일한 기법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기술 덕분에 바커(Wacker) 위작과 진짜 반 고흐 작품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1930년만 해도 모두가 그 위작들을 진품으로 믿었다"고 덧붙였다.
판 데르 마턴은 미술 감정 전문가들이 직업을 위협받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이 기술은 그들의 판단에 대한 추가적인 근거를 제공할 뿐이며, 프로그램 자체가 작품의 진위 여부를 최종 판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위조범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분명하다. 반 고흐처럼 완벽하게 똑같은 방식으로 그림을 그리는 법을 익혀야 한다. 컴퓨터는 냉혹할 정도로 엄격하게 비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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