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폼페이에서 발견된 노예의 방, 고대 로마 노예들의 삶을 고스란히 드러내다

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 인근 저택에서 침대와 각종 생활용품이 함께 발견된 한 개의 방이 공개되었습니다. 화산 분화로 파괴된 이 고대 로마 도시에서 당시 노예들이 어떤 환경 속에서 살았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보존 상태가 뛰어난 '노예의 방'

발견된 방은 보존 상태가 매우 훌륭합니다. 방 안에는 세 개의 나무 침대가 놓여 있었으며, 암포라(양손 잡이 항아리), 도기 물병, 변기(야간용 그릇) 등 다양한 유물들도 함께 출토되었습니다.

이탈리아 문화부 다리오 프란체스키니 장관은 "이 중요한 새로운 발견은 고대 폼페이 주민들의 일상생활에 대한 우리의 이해를 한층 풍부하게 해준다"며 "특히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사회 계층, 즉 노예들의 삶을 조명하는 의미 있는 성과"라고 밝혔습니다.

법적 인격도 없었던 고대 로마의 노예

고대 로마 법 체계에서 노예는 재산으로 취급되었을 뿐, 법적 인격체로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이번에 발견된 방은 당시 노예들이 처했던 열악한 생활 조건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실물 자료라는 점에서 학계의 큰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침대 길이가 말해주는 것

세 개의 침대 가운데 두 개는 길이 1.7m였고, 나머지 하나는 1.4m였습니다. 문화부는 이러한 침대 크기의 차이가 이 방을 소규모 노예 가족이 함께 사용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식당 마차 발견지 인근에서 출토

이른바 '노예의 방'은 폼페이 성벽에서 북쪽으로 700m 떨어진 치비타 줄리아나(Civita Giuliana)에 있는 고대 빌라 마구간 근처에서 발견되었습니다. 올해 초 의식용 마차가 발굴된 곳과 인접한 지역으로, 해당 유적지에서 계속해서 중요한 발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면적 16㎡에 불과한 이 방에는 높은 곳에 작은 창문 하나만 있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 방은 거주 공간인 동시에 창고 역할도 겸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모서리마다 여덟 개의 암포라가 진열된 채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발견은 화산재에 덮여 그대로 보존된 폼페이 특유의 발굴 환경 덕분에 가능했던 것으로, 고대 로마 사회 최하층 사람들의 실제 삶을 연구하는 데 소중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