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담비를 든 여인', 세실리아 갈레라니의 목걸이에는 어떤 비밀이?

레오나르도 다 빈치  담비를 든 여인 , 세실리아 갈레라니의 목걸이에는 어떤 비밀이?

세실리아 갈레라니의 초상화, 일명 '담비를 든 여인(Lady with an Ermine)'과 목걸이 부분 클로즈업

르네상스 밀라노의 패션 아이콘, 세실리아 갈레라니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15세기 말, 아마도 1498년경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걸작 '담비를 든 여인'의 주인공 세실리아 갈레라니(Cecilia Gallerani)는 당시 밀라노에서 가장 세련되고 유행을 선도하던 젊은 여성의 전형으로 꼽힌다.

그림이 완성될 당시 15세 무렵이었던 그녀는 시대를 풍미하던 헤어스타일을 뽐내고 있으며, 몸에 지닌 장신구는 단 하나뿐이다. 화려한 장식으로 과시하곤 했던 당대의 많은 귀부인들과 비교하면, 이는 오히려 절제미와 세련됨을 상징하는 선택이었다.

목에 감긴 검은 목걸이, 그 재료는?

세실리아의 가늘고 하얀 목에는 목 부분을 꽉 조인 채 가슴까지 길게 늘어뜨린 목걸이가 걸려 있다. 당시 미혼 여성들 사이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스타일이지만, 정작 이 보석이 어떤 재료로 만들어졌는지는 오늘날까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도 우리가 감상할 수 있는 이 목걸이를 이루는 검은 구슬은 대체 무엇으로 만들어진 것일까?

학자들이 제시하는 가설들

여러 가설이 존재하는데, 그중 흑호박(블랙 앰버), 옥스(onyx), 흑산호, 마노(agate)가 가장 신빙성 있는 후보로 꼽힌다.

그러나 이보다 더 흥미로운 가설도 있다. 바로 향료 반죽으로 만든 향 구슬이라는 것이다. 르네상스 전성기에는 향을 머금은 이런 구슬이 남녀 모두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실제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단순한 장신구가 아니라 향기를 담은 액세서리였다면, 세실리아의 목걸이는 당시의 유행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아이템이었던 셈이다. 어느 가설이 맞든, 다 빈치의 붓끝에서 탄생한 이 작은 디테일은 50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도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