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이야기

예카테리나 대제의 죽음, 유럽 궁정을 뒤흔든 외설적 소문의 진실

예카테리나 대제의 죽음, 유럽 궁정을 뒤흔든 외설적 소문의 진실

말 위에서 포즈를 취한 예카테리나 대제

67세, 갑작스러운 최후

러시아 제국의 예카테리나 2세는 뛰어난 정치적 수완 덕분에 후세에 '대제(大帝)'라는 칭호로 기억되는 군주였습니다. 그런 그녀가 1796년, 자신의 거처에서 옷을 갈아입던 도중 돌연 쓰러졌습니다. 원인은 거의 틀림없이 뇌졸중(중풍)으로 추정되며, 당시 그녀의 나이는 67세였습니다.

그러나 여황제의 죽음 소식은 유럽 각국 궁정에 순식간에 퍼져나갔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저속한 소문을 양산했습니다.

말에 깔려 죽었다는 악질 소문

그중에서도 가장 악질적인 것은 단연 이것이었습니다. 평생을 탐욕스러운 호색가로 묘사당하던 여황제가, 말과 성관계를 시도하다가 그에게 깔려 사망했다는 주장이었던 것입니다. 실제 사실과는 완전히 동떨어진, 교양도 없고 가능성조차 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어째서, 그토록 높은 지위의 인물을 향해 무례하기 짝이 없는 소문이 만들어지고 퍼질 수 있었을까요?

소문의 근원, 그녀의 삶과 남성 중심 사회

결정적인 배경이 된 것은 역시 황제 본인의 실제 사생활이었습니다. 생전에 예카테리나는 큰 망설임 없이 수많은 정부(情夫)를 거느렸고, 그들 다수는 궁정과 국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습니다. 이처럼 화려하고 개방적인 연애사는 소문의 씨앗이 되기에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또 하나의 요인이 겹쳤습니다. 바로 명백한 외교적 능력을 지닌 한 여성을 깎아내리고 싶어하는 욕망입니다. 당시 세계는 여전히 실질적으로 남성들의 것이었고, 여성의 공로를 인정하는 데 인색한 분위기였습니다. 설령 그 공로가 예카테리나의 경우처럼 현장에서 충분히 입증되었더라도 말입니다.

결국 그들은 불편한 존재인 그녀에게 진흙을 던지기 위해, 그녀의 변태성, 혹은 변태라고 추측되는 행보를 폭로하려 들었습니다.

오늘날의 평가

현대 역사학의 정설은 분명합니다. 예카테리나 대제는 말과 관련된 그 어떤 사건도 아닌, 뇌졸중으로 쓰러져 이튿날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기이한 소문은 그녀 사후 오랫동안 유럽을 떠돌며, 강력한 여성 지도자에 대한 편견과 질투가 어떻게 왜곡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