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네상스 요리 속의 설탕
설탕은 이탈리아 르네상스 요리에서 말 그대로 하나의 '집착 대상'이었습니다.
실제로 당시 이탈리아인들은 어떤 요리에든 설탕을 아낌없이 넣었습니다.
전채요리부터 디저트에 이르기까지, 첫 번째 코스, 메인 코스, 곁들임 요리를 거치며 설탕을 듬뿍 뿌리지 않은 음식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달콤한 소금', 사탕수수 설탕
15~16세기 미식 분야에는 수많은 혁신이 등장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혁명적인 변화 중 하나는 바로 '달콤한 소금'이라 불리던 사탕수수 설탕의 과도할 정도로 많은 사용이었습니다. 당시 사람들이 알던 유일한 설탕이 바로 이 사탕수수 설탕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설탕 열풍은 과거와는 완전히 새로워진 제과·제빵 문화가 꽃피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설탕이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설탕이 이토록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식품 보존을 위해 사용하던 소금의 짠맛을 설탕이 완벽하게 균형 잡아 줄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레몬 등 감귤류 즙이나 식초와 결합하면 당시 크게 유행하던 새콤달콤한 맛(아그로돌체)을 손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도 컸습니다.
흥미롭게도 그 전까지 설탕은 이미 알려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약방에서 쓰이는 의약용 향료로서 제약 분야에서만 사용되던 것이 사실입니다.
오직 이탈리아만의 특별한 선택
더욱 눈길을 끄는 점은, 요리에 설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나라가 유럽 전역이 아니라 오직 이탈리아뿐이었다는 사실입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여전히 단맛을 내는 재료로 꿀을 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당시 설탕은 값비싼 수입 사치품으로 귀족과 부유층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에스테 가문, 스포르차 가문 같은 이탈리아 명문 가문들의 연회에서는 정교한 설탕 조각 장식물이 식탁을 화려하게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설탕은 단순한 조미료를 넘어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풍요로움과 창의성을 보여주는 상징이 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