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 4월 14일 밤,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은 워싱턴 D.C.의 포드 극장에서 연극 『우리 미국 사촌』을 관람하던 중 배우 출신 남부 지지자 존 윌크스 부스(John Wilkes Booth)의 총탄에 쓰러졌습니다. 이 비극적인 사건에는 오랫동안 사람들의 입에 담길 만한 기묘한 아이러니가 숨어 있습니다.
거리 하나를 사이에 둔 두 개의 장소
링컨은 총격을 당한 직후 극장 맞은편에 있던 피터슨 하우스(Petersen House)로 옮겨졌고, 그곳에서 다음 날 새벽 세상을 떠났습니다. 즉, 그는 '극장'에서 총격을 당하고 '개인 하숙집'에서 생을 마감한 것입니다. 흥미롭게도 약 100년 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정반대의 상황, 즉 자동차 안에서 총격을 당해 병원에서 사망하며 유사한 아이러니를 겪게 됩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케네디가 탑승했던 차량이 바로 '링컨' 브랜드였고, 그 제조사가 다름 아닌 '포드(Ford)'였다는 점입니다.
이름 속에 새겨진 우연들
아이러니는 이름에서도 발견됩니다. 포드 극장의 이름은 극장의 소유주였던 존 포드(John T. Ford)에게서 왔습니다. 총구를 겨눈 사람은 존 윌크스 부스였고, 최초로 달려가 링컨의 상처를 확인하고 임종까지 곁을 지킨 인물은 23세의 육군 군의관 찰스 리일(Charles A. Leale) 의사였습니다. 한 편의 비극에 '존'이라는 이름을 가진 인물들이, 그리고 포드·피터슨 같은 평범한 성씨들이 이렇게 얽히게 된 것은 역사가 남긴 기묘한 우연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현장
부스는 극장에서 도망친 뒤 버지니아의 한 창고(담배 헛간)에서 체포되었는데, 이 역시 '창고에서 벗어나 극장에서 붙잡힌' 케네디 암살범 오스월드의 경우와 거울처럼 대비되어 유명한 일화가 되었습니다. 현재 포드 극장과 피터슨 하우스는 모두 미국 국립공원관리청이 관리하는 포드 극장 국립역사유적지의 일부로 함께 보존되어 있으며, 수많은 방문객이 그 밤의 역사를 되새기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