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보다 양생(養生)이라는 말처럼, 병이 나서 약을 먹는 것보다 평소 몸을 가꾸는 것이 훨씬 건강에 좋습니다.
에도성에 거주하며 천하를 다스리던 쇼군(장군)은 놀랄 만큼 규칙적이고 건강한 생활을 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쿠가와 장군의 건강한 하루를 시간대별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쇼군의 하루 스케줄
장군은 매일 거의 동일한 스케줄에 따라 생활했습니다. 생활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만드는 기본이라는 사실을 이미 이 시대부터 깨닫고 있었던 것일지도 모릅니다.
장군의 아침도 이르다
오전 6시 — 장군은 에도성의 오오쿠(大奥)와 나카오쿠(中奥)에서 눈을 뜨며, 곁에서 시중을 들던 고쇼(小姓)가 아침 인사를 올리고 양치와 세안 준비를 도왔습니다. 이 시간의 모든 착의(着衣) 역시 코모노(小者)의 도움으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오전 8시 — 쇼군이라고 해서 매 끼니 호화로운 식사를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밥, 맑은 국, 구운 생선, 절임(香の物) 등 정갈한 정찬 형태였다고 합니다. 아침을 먹으면서 머리 모양을 다듬고, 식사가 끝나면 의사 약 6명에게 진찰을 받았습니다.
공무원처럼 9시 출근
오전 9시 — 식사 후에는 오오쿠의 불단으로 향해 역대 쇼군의 위패에 예를 올렸습니다. 그다음 아침 대면이라 하여 드라마에도 자주 등장하는 오오쿠 여인들에게 얼굴을 비추었습니다. 오오쿠 여인들에게 둘러싸여 하루를 시작한다니, 남자로서 부러울 따름입니다.
오전 10시 — 검술 수련과 학문 공부에 매진했습니다. 장군의 공무는 기본적으로 오후부터 시작했지만, 바쁜 때에는 이 시간부터 공무를 처리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정오 — 약 2시간의 학문과 무예 수련을 마치고 가벼운 점심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 식사 후에는 2시간의 공무에 돌입했습니다. 주된 업무는 아래에서 올라온 문서를 읽고 결재하는 것이었으며, 로주(老中) 등 중신들의 보고도 함께 받았습니다. 바쁠 때는 오후 4시까지 걸리기도 했지만, 그래도 하루 근무 시간은 약 5시간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허탈할 정도로 짧네요.
공무 후의 여유 시간
오후 2시~3시
공무가 없는 날에는 오후 2시경 모든 업무가 끝나고 장군에게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졌습니다. 승마나 서예 같은 취미를 즐기는 장군이 많았다고 합니다. 적당한 일과 재충전의 시간이야말로 매일 건강하게 사는 데 꼭 필요한 요소인 듯합니다.
오후 5시 — 장군은 저녁 식사 전에 목욕을 했습니다. 목욕할 때도 옷을 입고 벗는 것부터 몸을 씻는 것까지 고쇼와 코모노의 보조를 받았습니다. 몸을 씻을 때 사용한 카스부쿠로(粕袋)는 일회용으로, 신체 부위마다 각각 새것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오후 6시 — 저녁 식사는 아침과 점심보다 품목 수는 많지만 내용은 매우 소박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밤 10시경까지 자유 시간이 주어졌으며, 오오쿠와 나카오쿠를 드나들었다고 합니다.
쇼군의 밤, 밤 10시 취침
장군이라고 하면 "오늘은 누구와 잘까?"라며 매일 오오쿠의 여인과 함께 잤다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평소에는 나카오쿠의 침소에서 혼자 잤다고 합니다.
오오쿠에서 잠들 때는 반드시 사전에 연락을 취해야 했습니다.
"오늘은 이 사람과 잘게~"라고 매번 보고해야 했다니, 조금 어색하지 않으신가요? 저만 그런가요?
하루 타임스케줄 정리
실제로 시간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06:00 — 기상, 세면·양치
- 08:00 — 아침 식사 및 의사 진찰
- 09:00 — 불단 참배, 아침 대면
- 10:00 — 검술 수련·학문 공부
- 12:00 — 점심 식사
- 13:00~15:00 — 공무 처리
- 15:00~17:00 — 자유 시간(승마, 서예 등)
- 17:00 — 목욕
- 18:00 — 저녁 식사
- 22:00 — 취침
에도 시대가 오래 지속된 것도 쇼군의 건강한 생활 덕분?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며, 검소하고,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즐겼던 쇼군의 생활 리듬은 이상적인 삶의 모범이라 할 만합니다. 물론 문제가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매일 아침 의사의 진찰은 필수였고, 사소한 신체 변화도 빠르게 알아차릴 수 있는 체계였습니다. 나라의 정점에 선 사람에게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현대인에게 밤 10시에 자고 취미 시간을 확보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많은 식사가 고열량에 기름져 위장에 부담을 주는 것이 현실이기도 합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회식을 자제하는 분위기이기도 한데, 도쿠가와 장군의 생활에서 배워 우리 자신의 생활 습관을 한번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