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의 역사

[신비한 전설] 안토쿠 천황이 쿠사나기 검을 찾으러 왔다? 야마타노오로치 환생 전설

야마타노오로치(八岐大蛇)는 일본에서 손꼽히게 유명한 괴물입니다. 각종 게임의 강력한 적으로 등장하는 등 여기저기서 찾아볼 수 있죠.

머리 여덟 개, 꼬리 여덟 개를 지닌 거대한 뱀. 물론 실재하지 않는 상상 속 존재입니다.

한편 안토쿠 천황(安徳天皇)은 다이라 씨(平家)가 멸망한 단노우라 전투 당시 겨우 여섯 살(일본식 나이로 여덟 살)이었던 제81대 천황으로, 다이라 씨와 함께 바다에 몸을 던져 요절한 인물입니다.

언뜻 보면 안토쿠 천황과 야마타노오로치는 아무 관련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실은 안토쿠 천황이 사람의 모습으로 환생한 야마타노오로치라는 아주 흥미로운 전설이 전해집니다.

이번 글은 100% 전설의 이야기입니다. 야마타노오로치는 없겠죠. 아마도….

야마타노오로치와 스사노오노미코토

[신비한 전설] 안토쿠 천황이 쿠사나기 검을 찾으러 왔다? 야마타노오로치 환생 전설

일본 최고(最古)의 역사서인 『고지키(古事記)』와 『니혼쇼키(日本書紀)』에는 다음과 같은 신화가 전해집니다.

스사노오노미코토(須佐之男命)는 신들이 사는 곳 다카마가하라(高天原)에서 이즈모국(出雲国, 현 시마네현)으로 내려왔습니다.

그곳에서 스사노오노미코토는 아름다운 딸을 사이에 두고 우는 노부부를 만났습니다. 노부부에게는 딸이 여덟 명 있었지만, 머리 여덟 개를 지닌 거대한 괴물 '야마타노오로치'가 딸들을 하나씩 잡아먹어 버린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은 막내딸 '쿠시나다히메(櫛名田比売)'마저 잡아먹힐 것이라며 노부부는 울고 있었습니다.

스사노오노미코토는 쿠시나다히메를 아내로 맞이하는 조건으로 야마타노오로치의 퇴치를 나섰고, 노부부는 기뻐하며 이를 받아들였습니다.

스사노오노미코토는 여덟 개의 항아리에 독한 술을 담아두고 야마타노오로치를 기다렸습니다. 야마타노오로치가 나타나자 여덟 개의 머리를 각각 항아리에 넣어 술을 마시기 시작했고, 결국 취해 잠들어 버렸습니다.

스사노오노미코토는 이 틈에 야마타노오로치를 베어 죽였습니다. 그런데 꼬리를 자르던 중 그 안에서 날카로운 검 하나가 나왔는데, 이것이 바로 '쿠사나기검(草薙剣)'입니다.

스사노오노미코토는 이 검을 아마테라스오미카미(天照大神)에게 바쳤고, 천황의 선조이기도 한 아마테라스오미카미는 쿠사나기검을 '삼종신기(三種神器)' 중 하나로 삼았습니다.

안토쿠 천황, 단노우라 전투, 그리고 삼종신기

[신비한 전설] 안토쿠 천황이 쿠사나기 검을 찾으러 왔다? 야마타노오로치 환생 전설

"헤이케가 아니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번영을 누렸던 다이라 씨였지만, 결국 많은 반발을 샀습니다. 모두가 겐지(源氏) 편에 섰고, 다이라 씨는 마침내 수도 교토에서 쫓겨나고 맙니다.

그때 다이라 씨는 대대로 천황에게 전해 내려오던 '삼종신기'와, 아직 어린 '안토쿠 천황'을 함께 데리고 떠났습니다. 안토쿠 천황의 어머니는 다이라 씨의 전성기를 이끈 다이라노 기요모리(平清盛)의 딸이었으니, 삼종신기를 챙겨 나온 것은 다이라 씨를 되살리려는 의지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못했습니다. 다이라 씨는 단노우라(壇ノ浦, 현 야마구치현)에서 겐지에게 패배해 멸망했고, 안토쿠 천황 또한 다이라 씨와 함께 바다에 몸을 던졌습니다.

삼종신기 가운데 '야타노카가미(八咫鏡)'와 '야사카니노마가타마(八尺瓊勾玉)' 두 가지는 겐지 군이 회수했지만, 쿠사나기검만은 안토쿠 천황과 함께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았다고 전해집니다.

왜 안토쿠 천황이 야마타노오로치의 환생이라고 할까?

다이라 씨의 번영과 멸망을 그린 『헤이케 이야기(平家物語)』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이즈모국에서 스사노오노미코토에게 베인, 여덟 개의 목과 여덟 개의 꼬리를 지닌 큰 뱀 야마타노오로치가 제81대 안토쿠 천황이 되었고, 여덟 살에 영검(靈劍)을 되찾아 해저에 가라앉았다."

그렇기 때문에 삼종신기 중 두 가지는 회수되었음에도 쿠사나기검만은 끝내 발견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는 설명입니다.

정리

이번 글에서는 조금 신비로운 전설을 소개했습니다.

'8'이라는 숫자가 곳곳에 등장한다는 점에서도 기묘함이 느껴집니다. 혹시 정말 사실일지도 모르죠….

안토쿠 천황은 여덟 살(일본식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제81대 천황이므로 '80대'라는 표현은 정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참고로 삼종신기의 나머지 두 가지 이름에도 '8'자가 들어갑니다. 다만 이것은 야마타노오로치와 무관하게 '크기'를 나타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좀 으스스하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