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철학자인 토머스 홉스(Thomas Hobbes, 1588~1679)는 근대 정치철학의 토대를 마련한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나 그의 사상이 직접적으로 미국 민주주의 건설에 기여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홉스의 핵심 저작, 『리바이어던』
홉스의 대표작인 『리바이어던(Leviathan, 1651)』은 유럽 정치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저술입니다. 이 책에서 그는 인간의 자연 상태를 '만인 대 만인의 투쟁'으로 규정하고, 개인들이 안전과 질서를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권리를 양도하여 절대적 주권자와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이 소위 '사회계약론'의 초기 형태입니다.
미국 민주주의와의 거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홉스가 미국 민주주의 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말하기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그가 구상한 통치 구조는 절대 군주제나 강력한 중앙 권력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반면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은 존 로크(John Lock)와 몽테스키외(Montesquieu) 등의 사상, 즉 천부인권, 권력 분립, 시민의 동의에 기반한 통치 원칙에서 훨씬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들 사상이 바로 미국 헌법과 연방제 설계의 이론적 뿌리가 되었습니다.
결론: 평가의 재정리
요컨대 홉스는 사회계약론이라는 근대 정치사상의 중요한 출발점을 제시한 위대한 철학자이지만, 미국 민주주의 건설에 직접 기여한 인물로 평가하는 것은 부정확합니다. 오히려 그는 강력한 중앙 권력의 필요성을 강조했기에, 미국 건국자들이 지향한 자유주의적이고 분권적인 정치 모델과는 다른 방향을 제시한 인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