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클레오파트라가 마크 안토니우스를 골탕 먹인 날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심복이자 최고 사령관이었던 마크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 암살의 배후를 처단하고 로마 민심을 얻는 데 성공했다. 이로써 그는 옥타비아누스, 레피두스와 함께 기원전 43년 제2차 삼두정치를 수립했다. 그럼에도 공화정을 지지하는 세력이 여전히 강력했고, 삼두정파와 공화파 사이에 내전이 발발했다. 안토니우스는 카이사르의 연인이었던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에게 도움을 요청하며, 자신의 함대를 타르수스(현 터키)로 보내줄 것을 청했다.

처음엔 로마 내전에 개입하길 꺼렸던 클레오파트라는 결국 안토니우스와의 만남을 수락했다. 두 사람의 회동은 나흘간 이어졌고, 그 자리에서 정치적 동맹과 운명적인 사랑이 동시에 싹텄다. 안토니우스는 클레오파트라와 함께 알렉산드리아로 향했고, 그곳에서 화려한 궁정 생활 속에서 술과 장미의 나날을 보내며 겨울을 났다.

클레오파트라가 마크 안토니우스를 골탕 먹인 날
클레오파트라와 마크 안토니우스

플루타르코스가 전하는 클레오파트라의 진짜 매력

우리는 영화 속 엘리자베스 테일러의 얼굴을 통해 클레오파트라를 떠올리지만, 역사가 플루타르코스는 그녀의 진짜 매력이 외모가 아니라고 증언한다.

"그녀의 미모 자체는 그다지 놀랍거나 감탄을 자아내는 수준은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의 태도와 매력은 거부할 수 없는 것이었다. 대화의 재치, 행복한 기질에서 우러나오는 우아함, 그리고 목소리의 달콤함과 조화는 듣는 이의 영혼 깊숙이 파고드는 자극이 되었다. 말할 때 뿜어져 나오는 무한한 매혹, 그리고 천 가지 아첨의 기술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그녀의 혀는 마치 다현금(여러 현을 가진 악기)과 같았다."

여기에 강단 있는 성격까지 더해졌으니, 그녀는 결코 위축되거나 굴복하는 법이 없었다. 플루타르코스의 『안토니우스전』에 전해지는 일화는 이를 잘 보여준다.

나일 강의 낚시 내기, 그리고 통쾌한 반전

이러한 클레오파트라 앞에서 안토니우스는 늘 멋진 모습을 보이려 애썼다. 어느 날, 나일 강에서 낚시를 하던 안토니우스는 입질이 없자 궁지에 몰렸다. 프랑코 독재자가 사냥과 낚시에서 조작을 일삼았듯, 안토니우스도 노예를 시켜 물속에서 이미 잡힌 고기를 자신의 낚싯바늘에 걸어 올리게 했다. 덕분에 그는 '대단한 낚시꾼'인 양 으스댈 수 있었다.

며칠 뒤, 클레오파트라는 이집트 유력 가문 인사들을 초청해 '안토니우스와 함께하는 낚시 구경' 자리를 마련했다. 이번엔 클레오파트라가 노예에게 똑같은 지시를 내렸다. 안토니우스가 커다란 물고기를 낚아 올리며 의기양양하게 내보이자, 지켜보던 모두는 폭소를 터뜨렸다. 영문 모를 안토니우스에게 밝혀진 진실은 하나였다. 그 물고기는 민물인 나일 강이 아닌, 바다에서 잡힌 것이었다.

클레오파트라는 안토니우스의 속임수를 간파하고, 여왕을 기만하려던 그에게 통쾌한 교훈을 안겨준 것이다.

출처: Cabinet of Roman Curiosities – J.C. McKeow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