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틀풀(Hartlepool) 원숭이는 영국 북동부 해안 마을에 약 200년간 전해 내려오는 가장 기묘하고도 유명한 전설입니다. 이 마을의 어부들이 프랑스 스파이로 의심된 원숭이 한 마리를 교수형에 처했다는 이야기입니다.
19세기 초 나폴레옹 전쟁 당시 영국의 해안 마을들은 프랑스의 침공에 대비해 바다를 끊임없이 감시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거센 폭풍을 만난 프랑스 군함이 항로를 이탈해 하틀풀 해변에서 좌초되었고, 주민들은 배가 돛대를 잃고 두 동강 날 때까지 벌어진 일방적인 싸움을 지켜보았습니다. 이윽고 난파선의 잔해가 해안으로 밀려왔습니다. 보급품 상자, 부러진 돛대… 그리고 프랑스 군복을 입은 채 널빤지 위에 놓인 흠뻑 젖은 원숭이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당시 영국인들은 나폴레옹의 위협 앞에서 일종의 집단적 공포 상태에 놓여 있었습니다. 그들은 어디에서나 스파이를 의심했고, 단순한 원숭이조차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배의 마스코트에 불과했던 이 불쌍한 원숭이는 스파이 혐의로 같은 해변에서 재판을 받았고 사형을 선고받았으며, 모래에 세운 돛대에 매달렸다고 전해집니다.

동물 학대라는 충격적인 사건, 그리고 무엇보다 인간의 어리석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이 전설에는 사실 더 어두운 가능성이 숨겨져 있을지도 모릅니다. 바로 교수형에 처해진 것은 원숭이가 아니라 아이였다는 가설입니다.
원숭이(monkey)가 목매달렸다는 이야기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지만, 당시 군함에는 또 다른 종류의 '원숭이'가 존재했습니다. 바로 파우더 몽키(powder monkey)입니다. 이는 함선 화약고에서 포병들에게 화약을 나르던 어린이와 청소년을 가리키던 표현이었습니다. 즉, 지난 2세기 동안 어느 시점에서 하틀풀 주민들의 잔혹 행위의 진짜 희생자를 감추기 위해 누군가 '화약 몽키(파우더 몽키)'를 '원숭이'로 바꿔 놓았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비인간적으로 보이는 것(아이를 매다는 것)보다는 어리석어 보이는 것(스파이 혐의로 원숭이를 매다는 것)이 낫다."

파우더 몽키(Powder Monkey)
출처: This is Hartlepool, Hartlepool Monk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