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역사

나폴레옹은 정말 키가 작았을까? 200년간 이어진 오해의 두 가지 진실

크기와 치수는 결국 상대적인 개념입니다. 누구와, 무엇과 비교하느냐에 따라 같은 인물도 전혀 다르게 평가될 수 있죠. 따라서 한 사람의 키가 크다 혹은 작다고 말하려면, 그가 살았던 시대의 평균 신장이 타당한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그 기준을 적용하면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납니다.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까지 프랑스 남성의 평균 신장은 약 1.64m였고, 나폴레옹 보나파르트의 신장은 약 1.69m였습니다. 즉 그는 당시 프랑스인 평균은 물론, 영국인 평균(약 1.68m)보다도 오히려 약간 더 컸습니다. 그렇다면 '키 작은 황제'라는 오해는 대체 어디서 비롯되었고, 어떻게 2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살아남았을까요? 답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바로 나폴레옹 자신과 영국 만화가 제임스 길레이(James Gillray), 이 두 사람 때문입니다.

나폴레옹은 정말 키가 작았을까? 200년간 이어진 오해의 두 가지 진실

1. 황실 근위대 — 나폴레옹 곁에 늘 서 있던 '거인들'

1804년 나폴레옹 보나파르트는 황실 근위대를 창설했습니다. 처음에는 황제 개인의 경호를 담당하는 대육군 내 엘리트 조직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전투의 핵심 전력으로 성장했고 당대 프랑스 군사력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는 상징이 되었습니다. 이 정예 부대의 일원이 되려면 군 복무 최소 8년, 읽고 쓰는 능력, 전투에서 입증한 용기, 그리고 최소 신장 요건 등 까다로운 자격을 모두 충족해야 했습니다. 척탄병(Grenadier)의 경우 1.78m, 사냥병(Hunter)의 경우 1.73m였습니다. 평균 신장이 1.64m에 불과하던 시대에, 매일 자신을 둘러싼 병사들이 저만큼 컸다면 나폴레옹이 상대적으로 작아 보였을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나폴레옹은 정말 키가 작았을까? 200년간 이어진 오해의 두 가지 진실

2. 제임스 길레이 — '소인국의 거인'으로 그려진 황제

또 다른 장본인은 영국 만화가 제임스 길레이(James Gillray)입니다. 사회·정치 풍자 삽화로 명성을 쌓은 그는 특히 조지 3세와 나폴레옹을 향해 냉혹할 정도로 예리한 시선을 던졌습니다.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를 차용한 두 점의 삽화 속에서 그는 거인국의 왕처럼 웅장한 조지 3세와, 손바닥 위에 올려둔 듯 조그마한 나폴레옹을 선명하게 대비시켜 그려냈습니다.

나폴레옹은 정말 키가 작았을까? 200년간 이어진 오해의 두 가지 진실

나폴레옹은 정말 키가 작았을까? 200년간 이어진 오해의 두 가지 진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윌리엄 피트 총리와 함께 영국의 식당을 배경으로, 나폴레옹을 거의 보잘것없는 크기의 존재로 축소해 묘사하기도 했습니다.

나폴레옹은 정말 키가 작았을까? 200년간 이어진 오해의 두 가지 진실

결국 주변 정예병들과의 신장 차이가 만든 시각적 착시와, 적국의 정치적 풍자가 결합하면서 실제로는 평균 이상의 신장이었던 나폴레옹의 이미지는 '키 작은 황제'로 굳어져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출처: 『무지에 관한 새로운 큰 책(The Book of General Ignorance)』 — 존 로이드(John Lloyd), 존 미친슨(John Mitchin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