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트 예술의 두 가지 핵심 기능: 종교와 전쟁
켈트 예술은 크게 두 가지 기능을 수행했습니다. 바로 종교적 기능과 군사적 기능입니다. 고고학적 유물에 따르면, 켈트족은 청동기 시대 말기인 기원전 1200년경부터 현재의 프랑스와 독일 서부 지역에 거주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아래 사진 중앙의 청동 투구는 신분 높은 켈트 전사의 것이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속이 빈 뿔은 강화 청동판으로 제작되었으며, 이 투구는 실제 전투가 아닌 행렬이나 의식용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왼쪽에서 세 번째에 있는 검집 역시 강화 청동판으로 만들어졌으며, 자작나무 껍질로 덮여 있었습니다.

종교 분야에서 예술은 악령을 물리치거나 자연과 그 신들을 숭배하기 위한 회화와 조각의 형태로 나타났습니다. 주로 집의 문턱에 예술품을 장식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습니다. 반면 전쟁 분야에서는 검, 방패, 투구 등 무기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방식으로 예술이 발현되었습니다.

켈트 예술 대부분은 추상적인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 영국 도싯(Dorset)에 위치한 대규모 켈트 요새 '메이든 캐슬(Maiden Castle)'에서 출토된 이 항아리에 새겨진 물결 모양 무늬는 그 대표적인 예라 할 수 있습니다.
켈트 예술의 역사
켈트 예술은 그리스, 에트루리아, 페르시아, 로마 등 주변 민족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켈트 예술이 미술사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지 못한다는 의미는 결코 아닙니다. 오히려 오늘날 켈트 예술은 유럽 미술에 대한 최초의 비지중해권 기여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그레코로만 미술에서 차용한 주제들조차 켈트 특유의 방식으로 '재해석'되었습니다. 켈트 예술은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을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이는 로마와 그리스의 고전주의와 대비되는 성격을 지녔습니다. 다시 말해 켈트족은 '공식 미술'의 혁신을 추구한 예술 사조를 몇 세기 앞서서 선점한 셈입니다.
켈트 예술은 켈트 문명의 역사처럼 두 시대로 구분됩니다. 바로 할슈타트(Hallstatt) 시대와 라텐(La Tène) 시대입니다. 특히 예술적 개화는 라텐 시대에 이루어졌으며, 이 시기에 켈트 스타일이 널리 퍼져 당대의 예술 표현과 융합되었습니다.
켈트 예술의 특징
앞서 언급했듯이 켈트 예술은 매우 독특한 스타일 덕분에 당대 예술에 혁신을 가져왔습니다.
켈트 예술에서는 나무, 꽃, 동물, 그리고 동물 형태의 초자연적 존재 등 자연과 관련된 주제가 큰 선호를 받았습니다. 이러한 주제들은 인물 형상보다 훨씬 흔했지만, 인물 묘사 역시 존재했습니다.

'켈트 스타일'은 컴퍼스를 활용한 기하학적 구성을 즐겨 사용했습니다. 나선형, 타원형, 그리고 서로 얽힌 곡선형 도형들을 때로는 동심원 형태로 배열하여 거의 추상에 가까운 표현을 만들어냈습니다.
켈트 음악
음악의 의미
켈트족은 항상 종교와 밀접한 연관을 지녔던 민족이며, 문화의 거의 모든 표현이 그러했듯이 음악 역시 종교적 주제와 깊이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실제로 음악가들의 상당수는 드루이드(Druid)라 불리는 사제 계급에 속해 있었습니다.
음악, 좀 더 정확히 말해 악기 연주는 정령 세계의 현현으로 여겨졌습니다. 따라서 음악가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그의 재능이 저편 세계의 작은 징후들을 포착할 수 있게 해주었고, 그렇게 흡수한 것을 음악으로 번역했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런 이유로 켈트 음악의 주제는 그들이 가장 존중했던 '자연'과 연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숲, 산들바람, 새벽, 가을 등 어떤 계절이든, 자연의 작은 움직임마다 하나의 소리가 담겨 있으며, 그것을 느껴 음악으로 번역하는 것이 음악가의 사명이었습니다.
켈트 세계에 기독교가 들어오면서 종교와 음악 사이의 이러한 연관성은 어느 정도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자연과 연결된 주제'는 살아남아 오늘날까지도 현대 가수와 연주자들의 작품 속에 고스란히 남아 있습니다.
켈트의 전통 악기
켈트 악기들은 모두 매우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아일랜드 민속 음악이 켈트 음악의 강한 흔적을 간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일랜드는 이 풍부하고 독특한 유산을 통해 세계에 비할 데 없는 스타일의 아름다운 소리를 선사하고 있습니다.

긴드스트룹 솥(Gundestrup Cauldron)으로 알려진 은제 그릇은 켈트 세계의 가장 신비로운 유물 중 하나입니다. 고부조(high relief) 기법으로 장식된 이 솥에는 켈트 신화와 종교를 엿볼 수 있는 장면들이 새겨져 있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습니다. 묘사된 인물들은 원래 금박으로 덮여 있었고, 눈은 파란색과 빨간색 수정으로 박혀 있었습니다.
아일랜드를 떠올려 보세요. 아일랜드 음악이라 하면 어떤 악기가 먼저 생각나시나요? 아마 많은 분들이 하프나 플루트를 떠올리실 겁니다. 그렇다면 스코틀랜드 음악은 어떤가요? 스코틀랜드 사람이 연주하는 악기라고 하면 대부분 백파이프(bagpipes)를 떠올리실 것입니다.
켈트 음악성의 특징은 세계 문화에 폭넓게 흡수되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이 선조들의 민속에 존재했던, 정확히는 지금도 존재하는 음악과 악기에 대해 막연하나마 어렴풋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플루트, 하프, 백파이프 외에도 중요한 타악기가 하나 더 있는데, 바로 '보드란(Bodhran)'입니다. 지금부터 이 악기들을 하나씩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플루트(Flute)
플루트는 역사적으로 수많은 변형을 거쳐온 악기로, 그중 하나가 '켈트 플루트' 또는 '페단(Feadan)'으로 알려진 변형입니다. 이 플루트는 입술에 대고 부는 취관식 플루트류에 속하며, 옆으로 들고 부는 횡적(트랜스버스) 플루트와 대조됩니다.
켈트 민속에서 유래했거나 영감을 받은 음악 작품에서는 플루트의 중요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악기는 이 음악 스타일에서만 찾을 수 있는 리듬을 통해 곡에 독특한 정체성을 부여합니다.
하프(Harp)
켈트 문화에서 하프의 존재감은 부정할 수 없을 만큼 큽니다. 그래서 아일랜드는 이 악기를 국가 상징 중 하나로 삼았습니다.
하프는 꽤 오래된 현악기로, 기원전 2000년경 아프리카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다만 가장 잘 알려진 모델인 '삼각형 모델'은 9세기 유럽에서 나타났습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모델에서 두 가지 변형이 생겨났는데, 그중 하나가 '아일랜드 하프' 또는 '켈트 하프'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게일어로 '클라르사흐(Clársach)'라 불리는 이 하프는 휘어진 등판과, 손가락으로 눌러 현의 조율을 바꿀 수 있는 7개의 레버가 특징입니다. 켈트 사회에서 하프 연주자는 이 악기를 연주할 재능을 지닌 특권층으로 여겨졌습니다.
백파이프(Bagpipes)
이 악기의 기원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기원한 것으로 추정되며, 로마인들이 스코틀랜드로 가져간 후 그곳에 뿌리내려 국가 상징이 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관악기에서 공기는 '와인스킨(wineskin)'이라 불리는 주머니에 저장된 후, 리드(reed)가 달린 출기관으로 보내져 소리를 냅니다.
보드란(Bodhran)
보드란은 켈트 음악에서 상당히 독특한 악기입니다. 나무 테두리에 동물 가죽을 씌운 일종의 북으로, 전통적으로 테두리는 물푸레나무(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노란빛이 도는 단단한 나무)로 만들고, 면은 염소·사슴·송아지 가죽을 무두질해 덮습니다.
'아일랜드 드럼'으로도 알려진 이 악기는 손이나 채(stick)로 연주할 수 있습니다.